[민간발전]②사업자 선정부터 '도마 위'

동양·STX, 유동성 위기로 사업권 줄매각
국가전력계획 타격 “재무상태 평가해야”
  • 등록 2013-10-16 오후 11:32:40

    수정 2013-10-16 오후 11:54:55

[이데일리 김보경 기자] STX(011810)동양(001520) 등 정부가 전력수급계획에서 발전사업자로 선정한 기업들이 잇따라 채권단 자율협약,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발전사업자 선정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현재 자율협약과 계열사 법정관리에 들어간 STX와 동양그룹은 각각 지난 2010년 12월 5차 전력수급계획, 지난 2월 6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라 발전사업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두 그룹 모두 유동성 위기로 결국 사업권을 내놓거나 매각될 처지다.

특히 STX에너지는 잘못된 발전사업자 선정으로 수천억 원대의 국부 유출을 초래한 예로 꼽힌다. STX에너지는 2015년 완공을 목표로 강원 동해시에 북평화력발전소(1190MW 규모)를 짓고 있다. 하지만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그룹은 일본 오릭스에 STX에너지 지분 96.3%를 6500억 원에 넘겼다.

오릭스는 지분인수 3개월 만인 지난달부터 다시 국내 기업에 재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릭스가 설비·보수비용 등을 보증하지 않겠다고 나와 매각작업이 잠시 중단기도 하는 등 자칫 전력수급계획이 제대로 진행될 지 위태위태한 상황. 오릭스가 계획대로 매각에 성공하면 최소 3000억 원이 넘는 차익은 일본 기업이 챙기게 된다.

동양파워도 발전사업자로 지난 7월 공식 승인을 받은 직후 바로 지분 매각이 추진됐다. 동양그룹은 에너지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선정했다며 지난 2월 삼성, 포스코, STX, 동부그룹 등과 경쟁을 벌인 끝에 삼척화력발전소(2019년 준공, 2000MW규모) 발전사업자로 뽑혔다. 하지만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온 동양그룹은 결국 발전사업권을 시장에 내놨다. 동양그룹 계열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매각은 잠시 중단됐지만 결국 계열사의 구조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매각은 재추진 될 수 밖에 없다. 동양파워의 가치도 8000억~1조 원대로 추정된다.

이처럼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기업이 사업자로 선정된 배경은 필요한 자금의 최대 70%까지 금융권의 파이낸싱을 받을 수 있는 발전사업의 특수성 때문이다. 발전사업권이 다른 기업에 넘어가더라도 현행법으로는 추가적인 심의를 거치지 않는 점도 문제다.

발전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이낸싱을 최대한 받을 수 있다고 해도 최소한의 재무안정성을 평가했어야 한다”며 “STX나 동양이 사업을 수주했을 때 유동성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사업권 매각을 추진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었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발전사업자 선정 과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김동철 민주당 의원은 “부실기업에까지 무분별하게 민간 발전사업을 허용해 기업 부실만 키우고 수천억 원의 국부를 유출하게 했다”며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해 감사원이 전면적인 감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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