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노선의 서울 강남구 은마아파트 지하 통과를 두고 GTX-C 시공사 현대건설컨소시엄과 은마재건축추진위원회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불법적인 반대에 대해 강경한 뜻을 나타냈다. 다만 은마아파트 측 주민대표의 합리적인 지적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수용할 뜻을 보였다.
| 원희룡 장관이 23일 서울시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6층 열린회의실에서 개최된 ‘GTX-C 은마아파트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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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시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6층 열린회의실에서 개최한 ‘GTX-C 은마아파트 간담회’에서 원 장관은 “주거지를 통과한 다른 GTX가 지나가는 구역은 문제없이 건설되고 있다”며 “일부 반대를 이유로 국가사업을 변경하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 게 국토부 입장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GTX-C는 완공되면 30만명의 교통난 해결하는 시민의 발이 될 예정이다. 2023년 착공, 2028년 개통을 지킬 수 있도록 은마주민과 단체가 협력을 해달라. 무분별한 반대에는 사법적인 수단까지 강구하겠다”며 “수만분의 1의 지분을 가지고 전체 사업을 좌지우지하려는 무리한 의도와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국토부가 행정조사권을 갖고 있다고 말씀을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재성 은마 소유자협의회 공동대표는 “2010년도 당시 위례신사선과 교차불가 구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은마아파트 위를 지날 수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바뀌었다”며 “교차불가 구간이 없어졌기 때문에 노후된 은마아파트를 통과하지 않아도 속도도 빨라지고 구간도 1㎞ 줄어드는 경제성도 개선할 방법이 있다. 바뀐 부분에 대해 철저한 타당성 검토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원 장관은 “심도있는 이야기는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서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해보자”며 “40층, 50층이 될지 모르지만 대한민국이 부러워하는 단지로 재건축해야 하니 희망적인 방향으로 가자”고 호응했다.
한편 양주와 수원을 잇는 GTX-C 노선은 지난해 6월 현대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현대건설이 애초 은마아파트 밑을 통과하는 노선을 내놓자 재건축을 앞둔 재건축추진위가 반발했고 현대건설은 지하 60m 대심도 터널 시공과 무진동·무소음 공법을 제시했다. 지난 9월에는 매봉산을 통과하는 우회 노선안을 국토부에 제출했으나 이 역시 인근 소규모 아파트 단지 밑을 통과하기 때문에 또 다른 갈등의 소지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현대건설 측은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
이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위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서울 한남동 자택 앞에서 GTX 노선안 수정을 요구하며 지난 주말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추진위 측은 현대건설이 우회 노선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시위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