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어려움을 겪는 가계와 기업에 대한 대출확대를 주문했지만, 이제 금융규제 강화와 대출회수 등을 준비하기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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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위원장은 11일 ‘2020년 하반기 중점 추진과제’를 주제로 한 기자간담회에서 “적절한 시점이 되면 한시적으로 완화한 규제 유연화 방안에 대한 연장 및 보완 필요성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기업대출 증가와 일괄 만기연장 등과 관련해 현재 부실을 미래로 이연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 목소리가 존재하는 만큼 모니터링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했다.
그동안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대출 등 지원확대를 독려해 왔다. 지난 4월에는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은행의 예대율과 유동성커버리지비율 등 규제를 완화해줬다. 또 증권사에도 기업 대출채권에 대한 순자본비율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줬다. 금융권에 전폭적인 금융지원을 독려하며 유동성·건전성 규제까지 풀어줬다.
그런데 이날은 톤이 달랐다. 방향의 전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 의사도 나타냈다. 은 위원장은 가계부채를 통상 연간 5% 증가 수준에서 관리했는데 올해는 코로나19로 가계대출이 더 늘었을 거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인 목표를 달성할 때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는 취지에서 장기적 차원의 가계대출에 대한 목표를 정하겠다”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2~3년도 시계 하에 가계부채 연도별 목표구간을 설정하는 새 관리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또 부동산 시장이 가격급등 등 불안 조점을 보이면 대출규제 등 대책을 마련할 수 있다는 입장도 밝혔다.
비대면 시대에 맞는 본인확인 규율체계 정비도 추진한다.
금융거래 기본법 역할을 하는 금융실명법은 본인확인 방식이 ‘대면’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비대면 시대에 맞게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은 위원장 설명이다.
은 위원장은 이를 위해 올해 3분기 중 ‘금융분야 인증·신원확인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비대면 실명확인 서비스의 안전성과 효용성이 검증되면 규제개선 방향을 마련하겠다고 해왔다.
금융당국은 또 디지털 시대에서 소외되기 쉬운 고령층을 위해 ‘고령친화적 금융환경 조성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혁신금융’ 활성화를 위해 유망 혁신기업에 대한 종합지원을 하는 ‘혁신기업 1000’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창업보육공간 ‘마포 Front1’ 문을 연다.
은 위원장은 HDC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재협상에 대해선 “불확실성을 빨리 끝내는 게 좋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인수작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의 추가 자금지원은 어렵다고 밝혔다.
토스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선 경찰 수사와 금융감독원 검사 결과를 봐야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번 사고가 토스의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에 영향을 끼칠 지에 대해선 미리 예단해서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 위원장은 최근 언론을 통해 제기된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금융감독원 표적감찰 논란에 대해선 “말할 위치에 있지 않고 정보가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