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캐릭터엔 루이비통 의상을"..게임과 손잡는 명품업체

[이데일리 김혜미 기자] 게임업체들과 명품 패션업체들의 제휴가 늘고 있다. 게임 내 아이템으로 명품이 등장하는 것은 물론 실제 패션 아이템으로도 등장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라이엇 게임즈와 루이비통은 최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조만간 함께 리그오브레전드(LoL) 캐릭터 및 아이템 전용 챔피언 스킨, 게임 내 아이템과 LoL에서 영감을 받은 특별 캡슐 콜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캡슐 콜렉션은 정규 시즌으로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특별 에디션 격으로 선보이는 콜렉션을 말한다. 루이비통 의상 또는 패션 아이템의 구체적인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라이엇게임즈와 루이비통은 올 연말 LoL 월드 챔피언십 최종 우승자에게 지급되는 트로피 ‘소환사의 컵’을 위한 트래블 케이스를 e스포츠 사상 최초로 제작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트래블 케이스는 루이비통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기본으로 하지만 LoL 세계관에서 영감을 받은 최첨단 요소가 담길 예정이다.

마이클 버크 루이비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루이비통은 명성 높은 트로피들과 오랜 시간 협업해왔다”며 “이번에 소환사의 컵과 상징적인 행사에 참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하기도 했다.

LoL은 롤플레잉과 전략게임의 요소를 접목시키고 전투액션을 가미한 MOBA 장르 게임으로, 국내 PC온라인 게임 1위를 수년째 차지하고 있다. LoL e스포츠팀은 13개 지역 리그에서 100여개에 달하며, 소속 프로선수는 총 800여명에 이른다. 올해 월드 챔피언십은 오는 11월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결승전에서 대미를 장식하게 된다.

라이엇게임즈와 루이비통이 협업해 선보일 올해 월드 챔피언십 우승자 트로피 전용 트래블 케이스. 라이엇게임즈 제공

앞서 지난 4월에는 일렉트로닉 아츠(EA)와 모스키노가 파트너십을 발표하고 온·오프라인 패션을 내놓아 주목받기도 했다. EA의 심즈4(Sims4) 캐릭터가 모스키노 의상을 입을 수 있게 한 것은 물론 심즈에서 영감받은 휴대폰 케이스, 백팩 등을 선보인 것. 제품가격대는 85달러부터 1200달러대까지 다양하게 구성됐다.

EA는 이와 관련해 어느 정도의 수익을 올렸는지 밝히지 않았다.

올들어 명품업체들은 게임에 높은 관심을 보여왔다. 루이비통과 구찌는 지난 8월 ‘엔드리스 러너(Endless Runner)’와 ‘구찌 비(Gucci Bee)’ 등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극대화한 디자인의 8비트 게임을 선보여 주목받기도 했다.

게임 및 패션업계에서는 게임과 명품업계의 협업을 신세대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하고 있다. 1020세대가 좋아하고 즐기는 게임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자연스럽게 다가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루이비통이라는 전통 명품업체가 게임업체와 손을 잡는다는 것은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시도”라며 “그만큼 게임이 젊은 세대에게는 크게 저항감없는, 재미를 극대화하는 콘텐츠라는 의미라고 본다”고 말했다.

모스키노가 심즈(Sims) 게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패션 아이템들. 모스키노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