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의사들에게 ‘생활고 호소’…600만원 뜯어낸 전공의

20대 사직 전공의, 병원·전공 속여 후원금 챙긴 의혹 제기
  • 등록 2024-05-30 오후 6:49:34

    수정 2024-05-30 오후 7:28:56

3월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을 찾은 시민이 고개를 숙이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기사 내용과 무관한 사진(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마켓in 김연서 기자]부산 지역의 한 사직 전공의가 생활고를 호소하며 선배 의사들에게 600만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받아 빼돌린 사실이 알려졌다. 수십 명의 피해자가 발생했고 일부는 경찰 고발에 나선 상황이다.

30일 부산 A 대학병원 등에 따르면 지난 2월 사직서를 제출한 이 병원 재활의학과 4년차 전공의 B씨는 이달 의료인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선배 의사들에게 생활고를 호소하며 후원금을 요청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B씨는 본인이 재직했던 병원과 전공과를 속이고 전문의들에게 같은 병원 같은 과 후배인 것처럼 거짓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수법으로 그는 선배 의사들로부터 적게는 10만~20만원에서 많게는 50만원씩 후원금을 받았고, 2주 사이 총 605만 원을 챙겼다.

이후 B씨의 메시지를 수상하게 여겼던 한 의사가 온라인 상에 의혹 글을 올리면서 B씨의 사기 행각이 탄로났다. 일부 피해자들은 경찰에 B씨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온라인 상에 “단순히 같은 과 전공이라고 하면 전문의(선배 의사)가 후원을 해줄 것 같아 사칭하게 됐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향후 수사기관의 조사에 성실이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길어지면서 소득이 끊긴 사직 전공의들의 생활고 호소도 늘어가고 있다. 의협에 따르면, 지난 2~21일 간 사직 전공의 1646명이 의협이 제공 중인 긴급생계지원비를 신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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