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투자 안맞아"...美연기금 블랙록 투자 보이콧

2년간 133억 달러, 한화 18조원 회수
블랙록 "파트너십 무모하게 종료하는 것 무책임"
  • 등록 2024-03-25 오후 6:10:10

    수정 2024-03-25 오후 6:10:10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에서 약 133억 달러(약 18조 원)의 투자금이 회수됐다. 블랙록의 ESG(환경·사회·거버넌스) 투자 전략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이다.
블랙록.(사진=로이터)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른바 ‘레드 스테이트’(red state)의 연기금들이 지난 2년간 블랙록으로부터 133억달러(약 17조8393원) 규모의 투자금을 회수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금액에는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 학교 운영기금 ‘텍사스 퍼머넌트 스쿨펀드’가 다음 달 말 블랙록에서 투자금 85억 달러(약 11조4000억 원)를 회수하겠다고 밝힌 것이 포함됐다. 이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관할하는 주에서 지금까지 회수한 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투자회수 행보는 블랙록의 투자 방식에 대한 불만 표시다. 블랙록은 그간 ESG 투자를 지향해왔다. 하지만 미국 공화당은 지난 2022년부터 블랙록의 ESG 지향성이 투자 수익률을 떨어뜨린다고 지적하며 이를 반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으며, 레드 스테이트의 연기금들도 이에 동참해 블랙록으로부터 투자금을 회수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블랙록은 공화당과 관계가 있는 고위 로비스트를 영입하고 지난달 텍사스주 댄 패트릭 부지사와 함께 휴스턴에서 전력망 투자 서밋을 공동 주최하는 등 ‘반(反) ESG’ 캠페인에 적극 대응해 왔다. 패트릭 부지사는 앞서 블랙록의 ESG 투자 지향성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인물이다.

다만 FT는 연기금들의 투자금 회수가 블랙록 실적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봤다. 블랙록이 운영 중인 자산의 1% 가량이다. 또한 여전히 레드스테이트가 200억달러(약 26조9000억원) 이상의 투자금을 블랙록에 예치하고 있다는 점도 짚었다. 블랙록은 텍사스주 학교 기금의 투자금 회수 직후 “수천개의 텍사스주 내 학교에 긍정적인 힘이 되어온 성공적인 파트너십을 이렇게 무모한 방식으로 종료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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