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채에 80억' 압구정…일주일안에 재건축 깃발 꽂나

오세훈 서울시장 민간 재건축 규제완화 강조
지구단위계획 확정 후 재초제·안전진단 규제 여전
  • 등록 2021-04-08 오후 4:50:31

    수정 2021-04-08 오후 4:50:31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80억원의 신고가를 경신하며 재건축사업 기대를 키워온 서울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 단지가 일주일 안에 재건축 첫발을 뗄 수 있을까. 후보시절 “당선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오세훈 신임시장이 시정을 잡은 만큼 대표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 아파트 단지에 대한 이목이 집중됐다.

압구정동은 1970년대에 아파트지구로 지정된 이후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된 상태다. 그러나 서울시가 확정 고시를 미루면서 재건축 사업이 올스톱했다.

지구단위계획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심정비사업시 각 구역의 건축물 용도·용적률·건폐율·높이 등을 정한 도시관리계획이다. 압구정지구는 아직 서울시 지구단위계획을 확정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토지이용계획과 건축계획을 세울 수도 없는 처지다.

압구정동 아파트단지 모습.(사진=연합뉴스)
오 시장이 압구정 재건축 사업에 변수가 되는 이유는 지구단위계획의 최종 권한이 서울시장에 있어서다. 자치구가 지구단위계획을 만들어 신청하면 시가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어 심의한 뒤 시장이 최종 결정·고시한다. 지구단위계획 확정 고시가 나면 정비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

안중근 압구정3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서울시가 집값 상승을 우려한 탓에 지구단위계획 수립을 수년째 미뤄왔다”며 “오 시장이 주민들의 재산권 등을 보호하는 조치를 하루빨리 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이 같은 변화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런 기대감은 실거래가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7차 245.2㎡는 지난 5일 80억원의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8월 같은 면적이 65억원에 거래된 후 15억원 뛰었다.

이 지역 ‘현대1차’ 196.21㎡는 지난달 63억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 전 거래 건보다(51억5000만원) 보다 10억원 이상 오른 가격이다.

다만 사업성에 직격탄인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와 35층 높이 규제는 여전히 걸림돌로 남아있다. 재건축 사업 단계 중 하나인 안전진단 쉬운 관문이 아니다.

먼저 수익성과 연결된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법률로 규정된 데다 높이규제는 시의회 의결이 필요하다. 특히 높이규제는 2030 도시기본계획에서 정한 높이관리원칙에 근거하고 있다. 시에서 마련해 시의회 의결을 거쳤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도 시의결이 필요한데,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전체 110석 중 101석을 점유하고 있어 동의를 얻기 쉽지 않다.

안전진단 규제는 대부분 중앙정부 소관 법령과 고시에 규정돼 있어 서울시장 단독권한으로 바꿀 수 없다. 안전진단을 조건부로 통과해도 공공기관으로부터 적정성 검토를 받아야 하고, 재건축 수익성을 좌우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도 시장 권한으로 줄여줄 수 없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와 안전진단 규제 등 재건축에 족쇄가 되는 중 어느 것도 해결된 것이 없는 상황이어서 단기간에 재건축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건축 조합 인가로 기대를 모으면서 올랐던 호가가 유지되기 힘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한강변 아파트의 경우 사업 수익성을 위해선 건폐율은 낮게, 용적률은 높게 가져가려고 하면서 층수규제가 중요하다”며 “조례 개정 등 시의회의 설득을 통한 정비사업 규제 완화가 필요한 사업이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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