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대통령도 감동시켰다…`세계적 선도국가` 꿈꾸는 산림청장

안동·고성산불서 단 1명의 인명피해 없이 조기 진화
작년 대형산불 계기 新산불종합대책 수립 올 첫 적용
특수진화대·공중진화대 등이 사활걸고 야간진화 선봉
향후 美 산불진화정예요원과 같이 전문성 강화할 계획
  • 등록 2020-05-12 오후 4:19:01

    수정 2020-05-12 오후 4:19:01

박종호 산림청장이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산불 지휘차량 산불확산예측시스템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산림청 제공


[대전=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밤새 강풍 속에서 혼신의 노력으로 산불을 잡아주신 산림청, 강원도 공무원에게 감사하다.”

지난 1일 강원도 고성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이 조기 진화되자 다음날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같은 감사 메시지를 남겼다. 곧바로 정세균 국무총리도 소방당국의 신속한 산불 진화 노고를 치하했다.

이번 고성 산불은 작년 4월4일 강원도 고성과 속초 등 동해안 일원에서 발생한 산불과 발생시기나 위치, 환경 등이 거의 일치했다. 또 작년에는 개폐기 내 노후 전선에 의한 스파크, 올해에는 농가주택의 화목보일러가 각각 발화원인이 된 인재(人災)였다는 점도 닮아있었다.

그러나 결과는 달랐다. 작년 고성·속초 산불로 2명이 사망하고 1196명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주택 518채와 창고 260동, 산림 1267㏊가 잿더미로 변한 반면 올해 고성 산불은 단 1명의 인명 피해도 없이 산림 85㏊를 태우는 것만으로 마무리됐다. 특히 산불진화헬기가 출동할 수 없는 야간산불이라는 악조건에도 산림청은 12시간 만에 산불을 진화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로부터 석 달 지난 12일 정부대전청사에서 브리핑에 나선 박종호 산림청장은 1년 전의 대형산불을 계기로 만든 `신(新) 산불 종합대책`을 처음으로 적용하며 올해 잇달아 고성과 안동 산불을 조기 진화하는 성과를 소개하며 “우리나라를 세계적인 산불방지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청장은 “신 산불 종합대책의 현장 적용과 과학기술에 기반한 치밀한 대응으로 올 봄철 발생한 안동과 고성 산불을 성공적으로 진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성 산불 이후 두 달만인 지난달 24일 경북 안동에서 발생한 대형산불은 인구 밀접지역인 도심에서 일어난 동시에 태풍급 강풍으로 재난성 산불로 확대될 수 있었지만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는 성과를 냈다.

산림청은 안동·고성 산불 조기 진화의 핵심 성공요인으로 △부처간 능동적인 협업 △과학기술에 기반한 스마트한 산불예방과 산불진화 체계 구축 △치밀한 공중·지상 진화작전 △지상진화 인력동원 및 배치의 효율화 △잔불정리의 효율적 추진 △공중진화대·산불특수진화대 지상진화인력의 활약 △산불특수진화대의 정규직화 등 7가지를 꼽았다. 박 청장은 “이번 고성 산불에서 각 부처의 장점과 특성을 반영한 유기적 협력체계가 신속히 가동됐다”며 “행정안전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산림청과 소방청, 경찰청 등 각 부처가 맡은 바 임무에 최선을 다하고 일사불란하게 대응하는 능동적인 협력시스템을 가동한 결과, 대형산불로부터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과학기술에 기반한 스마트한 산불 예방과 산불진화체계 운영도 사고 현장에서 빛났다. 박 청장은 “작년 동해안 산불의 대규모 인명과 재산 피해를 심도 있게 분석해 업그레이드한 산불확산예측시스템 덕에 선제적으로 주민 대피와 고속도로 통제 등을 할 수 있었고, 그 결과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며 “또한 예측정보를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물론 지자체와 국가위기관리센터, 행안부, 소방청 등 모든 산불 유관기관에 실시간으로 제공해 각각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박 청장은 작년 12월 취임 후 산불 현장 지휘차량에 산불상황관제시스템에 탑재해 5개 지방산림청과 27개 국유림관리소, 155개 지방자치단체에 모두 187대를 개선·보급하는 등 현장지휘시스템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특히 올해 고성 산불 당시 진화헬기가 투입된 후 2시간 30분 만에 주불을 진화한데엔 야간 지상진화 작전이 주효했다. 박 청장은 “야간에 바람이 잦아든 틈에 산불특수진화대, 공중진화대 등 모두 456명의 진화인력이 사활을 걸고 화두와 험준한 산악지역에 투입, 진화헬기가 투입되기 전까지 산불 60%를 진화했다”면서 “당시 모든 상황을 고려해 지상인력 투입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산불특수진화대를 정규직화 함으로써 적극적인 산불 진화에 나서는 동기부여를 준 것도 한 몫했다.

이제 박 청장의 시선은 세계로 향하고 있다. 산불특수진화대와 공중진화대는 드론 조종 자격증 취득과 소화탄·소화약제 등 신기술 활용 능력을 배양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대원들도 미국 산불진화 정예요원인 `핫샷(Hotshot)`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한 것.

박 청장은 “로봇과 소화탄, 소화약제 등을 개발하는 한편 좁은 도로에서도 활용이 가능한 특수진화차 개발을 추진하고 스마트산불 대응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민간기업과 적극 발굴·추진해 세계적 산불방지선도국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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