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콜마, 막말영상 논란…표창원 “고문같은 훈화”

  • 등록 2019-08-09 오후 2:48:51

    수정 2019-08-09 오후 2:48:51

[이데일리 김소정 기자] 윤동학 한국콜마 회장이 문재인 정부와 여성을 극단적으로 비하하는 유튜브 영상을 직원들에게 강제시청하게 해 논란이 가운데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어렸을 때 일본과 일본 민족 찬양, 한국과 한민족 비하 발언을 입에 달고 살던 교장 선생님들에게 고문같은 조회 훈화 듣던 악몽이 되살아난다”라고 말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표 의원 페이스북)
표 의원은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우리 안의 일제 잔재, 끈질기게 뿌리 뽑아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회장은 6일과 7일 세종시 본사와 서울 내곡동 신사옥에서 직원 700여 명을 대상으로 월례조회를 했다. 이 자리에서 윤 회장은 보수성향 유튜버 ‘리섭TV’ 영상을 틀었다. 영상의 제목은 ‘화이트리스트 XX 쉽게 설명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었고, 섬네일에는 ‘한국 여자들 7천원에 몸을 팔게 될지도’라고 기재돼 있었다.

해당 영상에서 유튜버 리섭은 화이트리스트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여태까지 일본, 아베한테 한 짓을 말하겠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와 아베의 면전에 대고 ‘일본은 우리의 동맹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미일 동맹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대놓고 동맹국가를 무시하는 발언을 지껄인 것. 한글로 쓴 케이크를 아베가 문 대통령을 선물했는데 자기는 단 걸 안 먹는다고 했다. 그래놓고 김정은하고는 케이크 잘만 먹었다”라며 현 정부를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어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에 틀림이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어 “베네수엘라의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이제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거다. 베네수엘라도 큰 경제대국이 그렇게 망할지 몰랐다. 우리나라도 얼마 안 남았다”라고 덧붙였다.

월례조회 후 일부 직원들은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윤 회장이 튼 ‘리섭TV’ 영상이 욕설과 비속어 등으로 불쾌하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한국콜마는 9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8월 월례조회에서는 현재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이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내용을 역설했다. 더불어 현 위기 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적극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 대응을 위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의 일부분을 인용했다. 이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계기로 윤동한 회장 이하 한국콜마 임직원은 조금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분들께 다가갈 것이며 사업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겠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한국콜마 측이 입장문을 통해 ‘이순신’을 언급하며 “윤 회장은 나라사랑과 역사의식을 실천하는 기업인”이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한국콜마가 일본콜마와 한일합작 기업이라는 사실이 알려졌고,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을 전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다음은 한국콜마 입장 전문.

최근 한국콜마 월례조회 때 활용된 특정 유튜브 동영상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콜마는 매월 경영진과 임직원이 함께 참여해 경영상황을 점검하고 시장의 이슈를 공유하면서 인문학적 정서함양에 힘쓰는 30년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8월 월례조회에서는 현재 한일관계 악화,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경제 여건이 경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내용을 역설했습니다. 더불어 현 위기상황을 강조하며 새로운 각오로 위기에 적극 대응하자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위기 대응을 위해 대외적 환경과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최근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는 특정 유튜브 영상의 일부분을 인용했습니다. 이 영상을 보여준 취지는 일부 편향된 내용처럼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현혹되어서는 안되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갖고 현상황을 바라보고 기술력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사례 언급은 전혀 없었습니다.

윤동한 회장은 일본으로 유출되었던 우리 문화유산인 수월관음도를 25억에 구입해 국립박물관에 기증한 적도 있고, 이순신 장군의 정신을 배우고 전파하기 위해 이순신의 字를 딴 서울여해재단을 설립해 이순신 학교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역사적 인물인 문익점 선생과 관련된 책을 출간 했으며 최근에는 이순신의 조력자 정걸 장군이라는 책도 직접 출간 하는 등 나라사랑과 역사의식을 직접 실천하는 기업인입니다.

경영 환경은 날로 악화되고 기업 경영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서 위기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중소·중견기업이 이를 잘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시기 바랍니다.

이번 사안을 계기로 윤동한 회장 이하 한국콜마 임직원은 조금 더 겸손한 마음으로 고객 분들께 다가갈 것이며 사업에 최선을 다해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 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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