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댐관리 일원화로 북한 수공 대비하자

  • 등록 2016-06-07 오후 7:00:29

    수정 2016-06-07 오후 7:00:29

[맹승진 충북대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북한은 지난 1월부터 4차 핵실험 이후 연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및 금융기관 사이버 테러 등 각종 도발을 감행하고 있다. 이 때문에 개성공단 폐쇄와 유엔 대북 제재안이 결의됐고, 계속되는 북한과의 갈등 고조로 테러 위협이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북한의 테러 위험 속에 국가 안보는 늘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남북이 공유하고 있는 공유 하천의 물 안보 위협에 대한 대응체계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임진강과 북한강 두 개의 하천을 북한과 공유하고 있다. 임진강 유역은 3분의 2가 북한지역에 있어 남한으로 흐르는 물 대부분이 북한에서 내려오고 있다. 아울러 북한강 상류에는 우리가 금강산댐이라 부르는 북한의 임남댐이 있어 항시 김정은 정권의 수공(水攻) 위협에 직면해 있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수자원과 전력 확보를 위해 강의 물줄기를 변경하는 소위 ‘물 몰이’ 사업을 해왔다. 2009년부터 가동을 시작한 임진강 상류의 황강댐에서 물을 예성강으로 흘려보내면서 남한으로 유입되는 유량이 약 18%(연 9.4억㎥) 줄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황강댐 상류에 3개의 댐을 추가로 건설해 대동강과 원산지역으로 물을 흘러보내고 발전사업도 추진 중이다. 앞으로 2~3년 내에 임진강 상류 북한지역에 10개의 크고 작은 댐이 가동되면 평상시에 심각한 물 부족이, 홍수기에는 급격한 방류로 피해가 우려된다. 실제로 2009년 북한의 고의적인 황강댐 방류로 민간인 6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기도 했다.

북한강 유역의 사정은 더 심각하다. 북한의 임남댐은 지난 1986년에 착공에 들어가 2003년 완공했는데 건설 이후 한강으로 유입된 물의 양은 약 42%(연 13억㎥)가 줄어들어 한강 하류지역에 물 부족 현상과 수량 감소로 인한 수질 문제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또 2002년 위성사진 확인 결과 임남댐의 상층부에 두 군데 훼손된 곳이 발견돼 큰 비에 붕괴될 수 있는 우려가 제기됐고 임남댐에 저수된 26억㎥의 물이 급작스럽게 하류로 내려오면 평화의 댐과 화천댐 등 하류의 댐들이 연속적인 영향을 받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만약 북한 임남댐이 테러 목적으로 사용됐을 때나 심한 가뭄에도 북쪽에서 방류하지 않을 때 우리는 이러한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까.

북한강에는 모두 7개의 댐이 있지만, 모든 댐이 가뭄이나 홍수 조절 기능을 갖고 있지 않다. 수자원공사가 관리하는 소양강댐과 평화의 댐은 홍수 조절 기능이 있지만 한국수력원자력에서 관리하는 5개의 댐은 수력발전용 댐으로 홍수나 가뭄에 큰 역할을 하지 못한다.

따라서 가뭄이나 홍수, 북한 테러 등 위기 상황 발생시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고 유기적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수력 발전댐을 다목적화하고, 댐 운영 관리권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 한강 수계의 수력발전 댐에 홍수 조절 및 용수 공급 기능을 추가해 통합 연계 운영하면 홍수 조절 능력이 2.4억㎥ 증가하고 용수 공급 능력도 5.4억㎥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최근 건설 중인 저수량 1억 8000만㎥의 영주댐 3개를 신규로 건설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다. 이러한 통합 관리로 홍수 조절 능력 증대에 기존 평화의 댐의 홍수 조절 능력이 더해지면 북한의 수공에도 안전하게 대응할 수 있다.

공유 하천으로 인한 각국의 물 분쟁은 오래 전부터 국제사회의 주요 이슈가 됐다. 하물며 남북 관계가 경색된 지금 우리나라는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물 분쟁 지역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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