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없이 상공에 쏜다”...10㎞ 무선 양자암호통신 도전하는 KT

양자컴퓨터 상용화 따라 암호통신도 각광
광케이블 없는 곳서 통신 가능한 기술 개발
올해 2㎞까지 성공...최대 20㎞까지가 목표
  • 등록 2023-10-12 오후 4:58:14

    수정 2023-10-12 오후 7:44:08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상당히 먼일이라고 생각지만, 이미 많은 기업들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아마도 약 2030년이 되면 100만큐빗의 정도 되는 양자컴퓨터가 나올 것이다. 우리는 이를 대비해 완벽한 통신암호체계가 갖춰질 수 있도록 무선 양자암호통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슈퍼컴퓨터가 1만 년 걸려 풀 문제를 단 몇 분 만에 풀어낸다’는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의 상용화가 성큼 다가오면서 이를 받쳐 줄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중요성도 커졌다. 빠른 처리속도 만큼 해킹에도 완벽해질 수 있도록 암호통신 체계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광케이블 연결이 어려운 해양과 도서, 산악지대에서도 데이터 손실 없이 양자암호키를 주고받을 수 있는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대한 관심이 크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All Optic Network TF 상무가 12일 KT융합기술원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KT)


국내에서는 KT가 통신사 중 유일하게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데이터송수신 거리 2㎞를 성공한데 이어 내년 중으로 10㎞까지 확보한다는 계획까지 세웠다. 거리가 늘어날수록 향후 도심항공교통(UAM), 군용 드론 등 먼 거리에 있는 무인 이동체들의 해킹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이영욱 KT 융합기술원 미래기술네트워크담당 All Optic Network TF 상무는 12일 서울시 서초구 KT융합기술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선 양자암호통신이 중요한 이유는 향후 국방이나 무인이동체가 굉장히 많아졌을 때 적들에게 통제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는 암호화를 통한 관리가 굉장히 중요하기 때문”이라며 “전쟁 시에는 케이블을 달고 다닐 수 없기 때문에 공중에서도 (암호)키를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는 지난 2021년 오스트리아가 지상 143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에 성공했고, 중국에서는 4600km 구간에서 유무선 양자암호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등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KT의 무선 양자암호통신 기술 개발은 2021년부터 시작했으나 매년 데이터 송수신 성공 거리를 확대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한강 동작대교 북단에서 남단까지 1km 구간에서 무선으로 양자 신호를 전송했고 올해는 가평 청평호를 수직으로 가로지르는 2km 구간에서 양자 신호를 전송해 전송 거리를 한층 더 확장했다.

특히 2022년 11월에는 제주국제대학교 캠퍼스에 국내 통신사 중 처음으로 300m 구간의 무선 양자암호통신 인프라를 시범 구축하기도 했다. 대학 교수진과 학생들을 위한 연구개발과 교육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며, 주로 토목공학과의 청사진 전달 등에 활용되고 있다. 구축된 통신 인프라는 2025년까지 시범적으로 운영된다.

이 상무는 “지상에서부터 10㎞까지의 양자 신호 송수신이 원활히 이뤄지면 그 이상은 데이터 전송에 크게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는 게 일반적”이라며 “다만, 군용 쪽으로 봤을 때 작전반경이 약 20㎞ 정도 되는데, 이를 고려해서 최종 데이터송수신 목표는 20㎞로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양자암호통신과 관련해 국산 장비 생태계 구축에도 힘을 쓰고 있다. 이미 자체 개발한 QKD(양자 키 분배 장치)장치의 핵심 기술을 우리넷, 코위버 등 국내 중소기업에 이전해 양자암호통신 장비업체 출현을 유도 중이다.

이 상무는 “현재는 일부 광학 소자들은 국내에서 얻기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이런 암호통신 장비들을 국산화해서 ‘장애가 난다’하더라도 금방 백업이 되고, 수리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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