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국' 이재명·정세균 치고 나가는데 이낙연은 또 신중

이재명·정세균, 윤석열 사퇴 직후 입장
이낙연은 다음날 "뜬금 없는 처신" 절제된 비판
이재명, 경쟁자 인정·정세균 존재감 부각
선거 책임 큰 이낙연은 신중…與 일각선 "답답"
  • 등록 2021-03-05 오후 5:27:32

    수정 2021-03-05 오후 5:27:32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대권 경쟁자를 맞게 된 여권 대선주자들이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정세균 국무총리가 4일 윤 총장 사의에 즉시 입장을 밝힌 반면,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하루 뒤인 5일에서야 입장을 밝혔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강원 춘천시 육림고개를 방문해 청년 창업인들과 간담회를 열기 전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전 총장 사퇴에 대해 “공직자로서 상식적이지 않고 뜬금없는 처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난 2일 윤 총장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정면 반박하는 공개 언론 인터뷰를 한 뒤 4일 사퇴하기까지 윤 총장의 행보에 대해 별다른 입장 발표를 자제해왔다. 전날 윤 총장 사퇴 직후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즉답을 피하고,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을 하겠다는 취지로 원론적인 답변을 했었다.

이 대표는 이날 “사퇴 직전과 직후 언행은 정치적이었으며 정치진입은 기정사실로 보여진다”이라며 “윤 총장이 검찰에 끼친 영향은 냉철하게 판단받을 것”고 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윤 총장 주장은 과대 망상”, “편견과 무책임, 자기도취”, “역대급 제식구 감싸기”, “야당 발 기획사퇴”라고 맹비난한 것과 비교하면 절제된 비판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글래드호텔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정책협의회에서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재명 지사는 전날 윤 총장의 사퇴에 대해 “착잡하다”며 “검찰이 있는 죄를 덮고 없는 죄를 만들며 권력을 행사하는 적폐 노릇을 하지 않았느냐는 점에 대해 인식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다만 “결국 정치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합리적 경쟁을 통해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 활동을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즉시 윤 전 총장을 경쟁자로 인정한 것이다.

정세균 총리도 전날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정치를 하려고 하는 가 보다 하는 느낌은 있었다”고 밝혔다. 정 총리는 윤 총장 사퇴 전부터 해임 건의를 거론하는 등 강도 높게 비판해왔다. 총리 퇴임을 앞두고 한 자릿수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사와 정 총리가 4·7 재보선 결과에 대한 부담이 덜한 것과 달리 이 대표는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을 앞장서 질타할 경우 진보·보수 지지층 결집시킬 순 있지만 중도층 확보에는 부정적이라는 판단이다. 지난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 전 총장의 갈등이 격화될 때도 민주당 지지율엔 악영향을 미쳤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윤 전 총장은 이제 자연인이다. 대표가 따로 할 말은 없다”고 존재감을 지우면서도 “민감한 사안도 아닌데 속 시원하게 의견을 내지 않는 모습은 좀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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