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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은 31일 비대위-의총 연석회의를 갖고, 검찰 조사 결과 발표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정리했다. 이날 안 전 후보 또한 연석회의에 참석했다.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이날 오전 안 전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 표명 여부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참여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위원장은 연석회의 직전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번 정치적,도의적 측면에서 사과했던 안철수 대선 후보께서 오늘 당차원서의 사과를 논의해야된다는 얘기듣고 자발적으로 참석해 이 자리 함께 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이 자리는 더 뜻깊은 자리이고, 진솔한 사과를 할 수 있는 자리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민의당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제보조작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 끼친 데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안 전 후보를 비롯한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은 회의장 단상 위에 올라 일제히 머리를 숙였다.
다만 박 위원장은 “검찰은 오늘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서 당 지도부가 제보조작에 관여하거나 사전에 알고 있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이는 당 진상조사위원회가 이미 발표한 내용을 재확인한 것이며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했던 당의 조직적 개입 의혹을 말끔히 배제한 것”이라면서 당이 제보 조작 여부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안 전 후보는 “박주선 비대위원장이 한 말씀에 제 뜻도 포함돼 있다”며 개별적인 입장 발표를 거부했다. 특히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묻는 기자 질문에 대해 “오늘은 사과의 의미를 표현하기 위해 온 자리”라며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사실상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인 셈이다.
안 전 후보의 당대표 출마 요구가 당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안 전 후보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다만 안 전 후보 스스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곧바로 전당대회에 나설 경우 비난 여론에 휩싸일 수 있다.
국민의당 한 관계자는 “오는 8월27일 선출되는 차기 지도부는 철저하게 ‘안철수 지우기’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안 전 후보 스스로도 이에 대해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