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캠피싱'·'조건만남' 사기 기승…국내 중국인 인출책 잇따라 검거

중국 사기조직 인출책 4명 구속·1명 불구속 입건
관광객 가장해 '단기 관광 비자'로 입국
의심 피하려 외국인 카지노에서 거금 인출하기도
  • 등록 2017-03-27 오후 4:22:35

    수정 2017-03-27 오후 4:22:35

서울서부경찰서 전경.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몸캠 피싱’과 ‘조건 만남’을 빌미로 돈을 뜯어낸 뒤 이를 중국 현지 조직에 보낸 중국인 일당들이 잇따라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공갈 및 사기 혐의 등으로 A 사기조직 인출책 김모(26)씨 등 중국인 2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B 조직 인출책 류모(37)씨 등 또 다른 중국인 2명 역시 같은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인 몽골인 A(2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김씨 일당은 지난 1월 13일부터 지난달 16일까지 국내 피해자 500여명으로부터 거짓으로 조건 만남을 제의하거나 상대방의 알몸 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총 4억 2000여만원을 뜯어낸 뒤 이를 중국에 있는 사기 조직에 송금한 혐의를 받고 있다. 류씨 일당은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같은 방식으로 수십명의 피해자들로부터 총 3600여 만원을 입금받아 조직에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A·B조직 총책들은 중국에서 랜덤 채팅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뒤 “조건 만남을 해주겠다”고 속이거나 여성인 것처럼 음란 채팅을 하며 상대방의 알몸 사진 및 영상을 받아낸 뒤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두 조직은 김씨와 류씨 일당에게 국내 피해자들이 입금한 돈을 빼오는 ‘인출책’ 역할을 맡긴 뒤 단기 관광 비자를 통해 한국에 입국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단기 관광 비자로 입국할 경우 범행 수사가 진행돼도 여행 관광객으로 가장할 수 있어 검거 확률이 낮다는 점을 노렸다는 게 경찰 측 설명이다.

특히 류씨는 명의 대여를 위한 인출 통장 모집에 직접 나서는 등 범행에 적극 가담했으며 큰 돈을 출금하더라도 의심을 받지 않게 외국인 전용 카지노에서 돈을 인출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거래 내역 등 추가 피해를 확인하는 한편 이들을 지시한 중국 공범들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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