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 지원 기금 30조원 증액 추진

日정부, 라피더스·TSMC·소니 수조원 지원
MLCC 등 첨단 전자부품도 '중요 물자'에 추가
  • 등록 2023-10-12 오후 4:57:41

    수정 2023-10-12 오후 4:57:41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일본 정부가 반도체 산업 육성 기금을 약 3조4000억엔(약 30조5000억원) 늘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AFP)


12일 아사히신문은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경제산업성이 3조4000억엔 규모의 반도체 기금 증액분을 반영해달라고 재무성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2022회계연도(2022년 4월∼2023년 3월) 예산에 반도체 관련 지원 예산 1조3000억엔(약 11조7000억원)을 책정한 바 있다.

경제산업성은 반도체 기금을 증액해 훗카이도에 공장을 건설 중인 라피더스에 6000억엔(약 5조390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라피더스는 도요타, 키옥시아, 소니 등 일본 대기업 8곳이 첨단 반도체 국산화를 위해 설립한 회사다.

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 TSMC의 공장 건설에도 9000억엔(약 8조원)을, 이미지센서를 생산하는 소니에도 7000억엔(약 6조2800억원)의 보조금을 할당할 계획이다.

1980~1990년대 전자·정보기술(IT) 강국으로 꼽혔던 일본은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관련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일본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게는 공장 건설의 절반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원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농지와 삼림 등 개발 제한 구역의 규제를 풀어 반도체 등 특정 중요 물자 공장을 지을 수 있게 했다. 일본 정부는 반도체 기업에 대한 새로운 감세 제도도 검토 중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비롯한 첨단 전자부품도 경제안전보장추진법 상 특정 중요 물자에 포함하기로 했다. 특정 중요 물자는 경제 안보에 중요한 자원이나 부품으로, 일본은 반도체와 배터리, 주요 광물, 항공기 부품, 공작기계 등을 중요 물자로 선정해 외부 의존을 지양하고 일본 내 생산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중요 물자 관련 기업은 정부에게 사업 계획을 제출 후 승인을 받으면 국내설비 증설, 기술 개발, 물자 비축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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