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흥행보다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더 중요…이익률 10% 불과
공모 성공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후의 주가 흐름이다. 가장 최근에 상장한 게임사 가운데 하나인 SNK는 지난해 5월 코스닥에 상장할 당시 공모가가 4만400원이었지만, 1일 종가는 1만3200원으로 공모가의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 2018년 12월에 코스닥에 상장한 베스파도 ‘킹스레이드’라는 단일 IP 의존에 따른 한계로 인해 1일 1만1800원의 종가를 기록, 공모가인 3만5000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러 선례 때문인지 카카오게임즈는 다소 거품이 낀 현재 공모 시장의 분위기에 편승하기 보다는 다소 보수적으로 공모가를 정하고, 이후 주가 상승을 노리는 전략을 택했다.
매출 성장세만 놓고 보면 견조해 보이지만, 영업이익률을 보면 카카오게임즈의 현주소와 한계를 알 수 있게 된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3910억원, 영업이익은 350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 2030억원, 영업이익은 287억원을 기록했다. 개발과 퍼블리싱(서비스)을 동시에 하는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이 30~40%, 심지어 50%를 넘기도 하는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10% 안팎에 머물고 있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개발력이 없는 퍼블리셔(서비스업체)가 지속 성장에 있어서 취약하다는 것은 이미 시장에서 증명됐다”며 “카카오게임즈가 최근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해서 개발력을 확보한 시도는 고무적이다. 앞으로도 좋은 개발사에 투자하고, 인수합병해서 자체 게임 개발력을 키울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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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의 향후 신작 포트폴리오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달 26일 온라인으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2021년까지 무려 10개 이상의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가운데 가장 대작으로는 올 하반기 선보일 PC온라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엘리온’이 손꼽힌다. ‘배틀그라운드’와 ‘테라’로 유명한 크래프톤이 개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PC온라인 MMORPG는 모바일 MMORPG가 주류가 된 국내 게임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이용자 유입과 수익 규모가 떨어진다. 국내 게임사로는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 스마일게이트가 선보였던 대작 PC온라인 MMORPG ‘로스트아크’는 그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을 포함해 6개 부문을 수상할 정도로 대작으로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PC방 이용순위 10위권에 머물 정도로 인기가 시들한 상태다. 코로나19 발발 이후로는 PC방 업계 자체의 이용률이 급감해 PC온라인 게임들 전체의 수익성이 흔들거리는 상황이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MMORPG 장르 이용자들이 모두 모바일로 이동하고, 업계의 대작 준비도 모바일 위주로 개편되면서 엘리온에 대한 흥행 의구심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이다. 로스트아크의 선례를 봤을 때 엘리온 역시 성공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