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마이크로소프트 CEO와 회동..협력 확대키로(종합)

사티아 나델라 MS CEO와 서울서 회동
AI·클라우드·반도체 등 4차산업 논의
  • 등록 2018-11-07 오후 3:02:28

    수정 2018-11-07 오후 3:10:1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7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한시간 가량 회동했다. 이 부회장이 지난 2월 초 항소심 집행유예 석방 이후 국내에서 글로벌 기업 인사와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기업인은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반도체 등 협력관계를 공고히하기로 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시내 모처에서 나델라 CEO와 만나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데이터센터, 5G, 소프트웨어 등 미래 성장산업 핵심 분야에 대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나델라 CEO는 인공지능 컨퍼런스 ‘퓨처 나우’ 기조 연설을 위해 방한했다.

이날 회동을 계기로 향후 모바일 기기 등 삼성전자 제품에는 M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탑재할 예정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시스템에어컨에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에저’를 적용, 온도와 습도 등 에어컨 주변의 모든 정보를 수집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음성인식 AI 비서 ‘빅스비’와 MS의 ‘코타나’의 통합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을 비롯한 전자제품을 연간 5억대씩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고 있어 MS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파트너라는 분석이다. 나델라 CEO는 최근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와 각사의 AI인 코나타와 알렉사를 통합하기로 합의하는 등 아군을 늘리고 있다. 올해 말까지 상대방의 플랫폼에서 코타나와 알렉사를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MS향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 공급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데이터센터 건립에 필수적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생산 1위업체다. MS는 혼합현실(MR), AI, 양자 컴퓨팅에 투자를 집중하면서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를 빠른 속도로 키워나가고 있다. 양사는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기술을 협의하고 경영진 간 교류도 검토한다.

나델라 CEO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MS의 구원투수’라고 불린다. 2014년 CEO로 취임한 뒤 클라우드 사업을 성공시키며 침체에 빠진 MS의 성장을 이끌었다. 2015년 9억8000만달러(약 1조1000억원)이던 MS의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 매출은 지난해 31억3000만달러(약 3조5200억원)로 급증했다.

나델라 CEO는 4년 전에도 한국에서 열린 자사 개발자 행사에 참석한 뒤 이재용 부회장을 만났다. 2016년에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열린 ‘선밸리 컨퍼런스’에 두 사람이 나란히 참석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향후 IT 업계를 중심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에는 베트남 하노이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를 예방하고 베트남 사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두 기업인이 AI와 빅데이터 등 4차산업 관련 기술 협력을 논의했다”며 “양사가 각각 강점이 있는 기술을 가진 만큼 협력에 따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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