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갚기도 빠듯"…중기·자영업자 대출 연체 '빨간등'

8월 말 중기·개인사업자 연체율 0.5%대…전년比 곱절 뛰어
8월 누적 신규 연체금액 15.6조…작년 연간 연체액 앞질러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좀비기업' 42% 사상 최대치 경신
  • 등록 2023-10-25 오후 5:25:22

    수정 2023-10-25 오후 10:02:51

[이데일리 정병묵 서대웅 기자]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연체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돈을 버는 족족 이자 갚기에 급급한 중소·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금융감독원은 국내은행의 대출 연체율이 8월 말 기준 0.43%로 잠정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전월 대비 0.04%포인트, 1년 전(0.42%)보단 2배 가까이 상승한 수치다.

특히 기업대출 연체가 전체 연체율 상승을 견인했다. 8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보다 0.06%포인트 올라 0.47%를 기록했다. 대기업(0.13%)은 전월(0.12%)과 비슷했으나, 중소법인(0.59%)이 0.08%포인트, 개인사업자(0.50%)는 0.05%포인트 올랐다.

중소법인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1년 전인 2022년 8월 말만 해도 각각 0.38%, 0.20%였다. 1년 만에 둘 다 곱절 가량 뛴 셈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내은행 대출채권에서 발생한 신규 연체금액은 15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규모(12조6000억원)를 이미 뛰어넘었다. 2021년(11조5000억원)과 2020년(14조5000억원)보다도 많다. 1~8월 기준으론 2016년(16조6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은행 연체액의 절반 이상은 자영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에서 발생한다. 금리가 가파르게 뛰면서 이자 상환 부담에 짓눌리며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한 자영업 차주들이 올해 들어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은행권 소호대출 연체율은 8월 말 기준 0.50%를 기록했다. 1년 전(0.20%) 대비 2.5배 급등한 것으로, 2014년 12월 말(0.50%) 이후 8년 8개월 만에 최고치다.

실제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이 예년보다 모두 부진한 가운데 대출 이자만큼도 수익을 못 내는 이른바 ‘좀비기업’은 10곳 중 4곳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91만20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인 ‘좀비기업’ 비중은 42.3%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라는 것은 기업이 한 해 동안 번 돈으로 이자조차 감당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은 2020년 40.9%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2021년에는 40.5%로 소폭 낮아졌지만, 금리 상승 영향으로 지난해 다시 최대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돈을 여러 곳에서 빌리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한은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통계를 보면, 올해 3월 말 여러 곳에서 대출한 ‘다중채무’ 비율이 1.42%2022년 6월 말(0.75%)보다 두배 뛰었다.

가계신용대출도 계속 오름세다. 금감원에 따르면 8월 가계신용대출은 전월 대비 0.05%포인트 올라 0.76%를 기록했다. 2015년 5월(0.85%) 이후 8년 3개월 만에 최고치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2%포인트 오른 0.38%를 나타냈다.

금융당국은 다만 현재까지 국내은행 연체율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 과거 장기평균 대비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다. 8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43%로 코로나 팬데믹 전 과거 10년(2010~2019년)간 월평균 연체율(0.78%)보다 절반 가까이 낮다.

금감원은 고금리 지속,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에 따라 연체율 추가 상승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은행권의 손실흡수능력 확충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손충당금 적립 정합성을 높이고 적극적인 연체·부실채권 정리 등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백종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지표는 아직은 양호한 편이나, 최근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은행의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은행업권 대출의 연체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특히 자영업자 대출 부실 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필드 위 여신
  • GD시선강탈
  • 노병, 돌아오다
  • '완벽 몸매'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