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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지난 1월 황모(36·주류회사 직원)씨에게 “피해자의 코인을 뺏으면 승용차 한 대를 사주겠다”는 제의를 듣고 범행에 가담했다. A씨는 범행 발생 전 직접 렌터카를 활용해 피해자를 일정 기간 미행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이모(35·법률사무소 직원)씨를 직접 만난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범행을 지시받은 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황씨, 연모(30·무직)씨와 과거 배달 대행 일을 하며 알게 됐고, 피해자와 아는 사이가 아니었다. A씨는 황씨, 연씨와 함께 차량으로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납치·살해 시기를 엿보던 중 지난달 중순쯤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씨와 연씨는 경찰에서 범행 일체에 대해 자백했지만, 직접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이씨는 여전히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이씨는 3인조 가운데 유일하게 피해자와 아는 사이로, 피해자가 근무했던 코인업체에 투자했다가 8000만원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그는 해당 코인업체에서 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피해자와 금전거래가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어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 중”이라며 “2021년 피해자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으로 2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피의자들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피해자를 납치해 이튿날 대전에서 살해하고 대청댐 인근 야산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범행 이틀 만에 피의자 3명을 차례로 검거했다.
황씨와 연씨는 배달일을 하면서 서로 알게 됐고, 황씨와 이씨는 대학 동창이다. 연씨와 이씨는 황씨의 소개로 알게 됐다. 연씨 진술에 따르면 이씨가 황씨에게 범행을 제안하고, 황씨는 연씨에게 범행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공모가 이뤄졌다. 이들은 피해자의 금전을 빼앗을 목적으로 2∼3개월 전부터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