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매운입’이 야속한 韓증시…산타랠리 먹구름

FOMC 실망감에 쪼그라든 투심, 반등 하루만에 상승분 반납
경기 둔화 우려 속 기술주 약세… 네카오 5% 급락
연말 반등 가능성 글쎄, 통화정책보다 실물경제에 향방
  • 등록 2022-12-15 오후 6:43:43

    수정 2022-12-16 오전 8:54:50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인플레이션 진정세에 연말 산타랠리를 기대하던 한국 증시가 다시 후퇴했다. 되살아나는 듯하던 투자심리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매파 발언에 급격히 쪼그라드는 모양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한국 증시 반등이 제약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점진적 우상향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통화정책 보다는 실물경제 움직임에 따라 증시 향방이 갈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코스피가 15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기조에 반응해 2,360대로 내려앉았다.(사진=연합뉴스)
반등 하루 만에 상승분 반납한 코스피

15일 국내 증시는 당분간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시그널에 낙관론이 사그라들며 전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파월 의장이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한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며 연준의 조기 피봇(정책 전환) 가능성에 선을 그으면서다.

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60%(38.28포인트) 하락한 2360.97에 마감했다. 연말 지수 상승을 기대한 개인이 4600억 원어치 순매수 했으나 오후 들어 외국인과 개인의 매도량이 늘며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은 538억 원, 기관은 4431억 원어치 순매도했다. 코스닥 지수 역시 6.32포인트(0.87%) 내린 722.68에 거래를 마쳤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 재확인에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며 인터넷과 게임 등 기술주가 일제 약세를 보였다. 네이버(NAVER(035420))가 5.68% 하락한데 이어 카카오(035720) 역시 5.79% 주가가 빠졌다. 카카오는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가 금산분리 규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고발당하는 겹악재에 카카오페이(377300)카카오뱅크(323410) 등 관련주가 9%대 폭락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은 “FOMC에서 연준의 금리 인상 및 최종금리 상향 조정이라는 매파적 스탠스를 확인했다”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으로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엇갈리는 전망 속 산타랠리 가능성은

파월 의장의 ‘매운 입’에 비관론이 퍼지면서 연말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엇갈리는 분위기다. 연준의 피봇 가능성을 내년 2월 FOMC로 기약하게 된 만큼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한 흐름을 전망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내년 2월 추가적인 속도조절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현대차증권은 코스피 하방 압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향후 상승에 대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인플레이션 상승률 둔화가 확인됐고 연준 역시 이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선 연구원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고용시장이 양호한 만큼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낮다”며 “연말 박스권에서 트레이딩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상수인 만큼 통화정책보다는 경기 상황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기도 한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금부터 중요한 건 실물경제의 역동성”이라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에서 얼마나 견조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 말했다.

키움증권 역시 실물 경제지표를 보고 대응을 해야 하는 국면으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지영 연구원은 “연준 역시 급격한 긴축에 대한 충격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국내 고유의 변수가 잔존해 있으나, 인플레이션, 연준 정책 등 순수 매크로 이벤트 결과를 반영해 연말까지 코스피는 저점을 높여가는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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