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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7일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17조 1101억원과 함께 영업이익 1조 112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4%와 65.5% 증가한 수치다.
LG전자가 2분기 연속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LG전자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1조 5166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만 놓고 봤을 땐 지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1조원을 넘겼다. LG전자는 2009년 2분기에 1조 243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역대 2분기 중 최대치를 기록했다. 직전 2분기 매출 최대는 2019년 15조 6292억원이었다.
LG전자의 2분기 실적은 앞선 1분기와 마찬가지로 H&A본부(생활가전)와 HE본부(TV)가 이끌었다. H&A본부 매출액은 6조원 중반대로 추정된다. 이익률은 10%에 육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꾸준히 인기가 이어지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 ‘LG오브제컬렉션’이 H&A본부 2분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LG오브제컬렉션은 소비자가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고 제품을 하나씩 더해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한다는 콘셉트의 가전 브랜드다. LG오브제컬렉션은 올 2분기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시장에도 출시하며 글로벌 공간가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LG 올레드 TV 출하량은 79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16% 성장했다. 이는 TV 시장 최대 성수기이자 분기 최대 출하량을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에 맞먹는 수치다. 올해 LG전자 TV 매출 중 올레드 TV가 차지하는 비중은 30%에 이를 전망이다.
이러한 호조에 힘입어 H&A·HE 본부는 올 상반기에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H&A본부와 HE본부의 올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반기 기준 처음으로 각각 20조원, 2조원을 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영업익 ‘4조원’ 신기록 기대감
기업 간 거래를 맡는 BS본부는 재택근무, 원격교육, 게임 수요 증가 등에 힘입어 IT 제품이 선전하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LG전자가 올 2분기 경쟁사인 미국 월풀과의 실적 격차를 더욱 벌리면서, 올해 매출에서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 자리에 복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영업이익은 LG전자가 2017년부터 연간 기준 세계 1위를 유지하지만, 매출에선 지난해 월풀에 6000억원 정도 뒤지면서 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LG전자가 올 1분기 매출에서 약 5000억원 앞선 데 이어 2분기에도 1조원 이상 격차를 벌리면서 1위 자리 복귀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LG전자가 LG오브제컬렉션, 올레드 TV 등 주력 사업 선전과 함께 전장사업의 하반기 흑자전환을 바탕으로 올해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4조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분기와 2분기를 더한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이미 반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3조원을 달성했다.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 적자를 끌어안지 않게 된 점도 실적 호조를 뒷받침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휴대폰 사업을 지속했을 경우 2분기에만 2000억~3000억원의 적자를 내고 연간 영업손실은 75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다. LG전자는 기존 계약 이행 차원에서 5월 말까지 휴대폰을 생산하고, 이달 말 사업을 완전히 종료한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가전, TV, 자동차 부품, B2B(기업 간 거래)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더욱 고도화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커넥티드카·로봇 등 신사업 기회도 지속적으로 발굴할 것”이라며 “MC사업본부 실적도 2분기부터 중단영업손실로 처리되는 만큼 올해 LG전자 영업이익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