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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정치권의 섣부른 ‘행정수도 이전론’으로 세종시 부동산 시장에 광풍이 불고 있다.
특히 국회에서 행정수도 이전을 위한 후속입법이나 정부 차원의 추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아파트 매매가격과 함께 전세가격이 폭등, 무주택 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감정원,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세종의 전세가격은 지난주 대비 1.16% 오르면서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전세수급지수를 보면 세종은 134.8로 7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았고, 대전이 114.6로 뒤를 이었다.
세종지역 아파트 매매가격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달 첫째주까지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 평균 상승률은 39.57%에 달했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상승률은 4.86%에 그쳤다.
전용면적 84㎡를 기준으로 정부세종청사 인근의 1-4생활권 도램마을 15단지의 지난 9월 실거래가는 8억 8000만원으로 지난해 11월과 비교해 3억 8000만원이 올랐다. 또 세종시청사가 있는 3-3생활권 새샘마을 3단지의 경우 같은 기간 5억 3000만원에서 9억 4000원으로 불과 10개월 만에 77.35%가 상승했다.
하루 앞서 진행된 이전기관 종사자 특별분양에서도 세종시 사상 최고 경쟁률을 경신했다. 229가구 모집에 1716명이 몰렸다.
류태열 다산공인중개사 대표는 “세종시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거래량과 매매가격이 동시에 오르며 전반적인 상승세를 보이다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했었다”며 “그러나 지난 7월 여당발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나오면서 급격하게 폭등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세가격은 올해 신규 입주물량은 줄어든 반면 공공기관 이전 등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임대차 3법이 통과되며, 크게 올랐다”며 “전세물량은 현재도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상황으로 당분간 계속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