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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문제는 턱없이 부족한 공복시간이다. 웰빙을 위한 간헐적 단식은 크게 일 단위로 할 수 있는 16:8 방식과 주단위로 할 수 있는 5:2 방식으로 나뉜다. 16:8 단식은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을 공복하고 나머지 8시간만 음식을 섭취하는 방법이고, 5:2 방식은 일주일에 이틀을 24시간 동안 굶는 것이다. 가장 쉬운 16:8 단식이라도 16시간을 참아야 하니, 한국당이 ‘웰빙 단식’을 추구했다면 10시간30분을 더 굶었어야 한다는 얘기다.
간헐적 단식 열풍을 일으킨 ‘먹고 단식하고 먹어라’의 저자 브래드 필론에 따르면 단식 24시간이 돼야 대사질환을 일으키는 인슐린 수치가 70% 감소한다. 또 우리 몸이 축적된 살(지방)을 에너지로 쓰기 시작하는 지방산 수치 증가도 단식 18~24시간 사이 급격히 는다고 한다. 여러모로 한국당 의원들의 짧은 단식으로는 얻을 수 있는 게 없는 셈이다.
한국당 5시간30분 단식에 덧붙여 떠오르는 것은 구의역 스크린 도어 사고로 사망한 김군 그리고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씨의 가방에 있던 컵라면이다. 끼니를 챙겨먹기 어려워 컵라면으로라도 공복감을 채우려 했던 이들은 결국 라면도 먹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오늘도 일상에 치여 5시간30분이 훨씬 넘는 공복 후 저녁 늦게 허겁지겁 한술 뜨며 늘어가는 뱃살을 바라보는 이들도 부지기수일 것이다. 한국당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이 되기엔 아직 갈길이 멀어 보인다. 참고로 3일 단식 경험자로, 이틀이 넘으면 소금도 너무나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