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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 결정에 반대하는 친박 단체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에서 첫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진실은 언제가 밝혀질 것”이라고 전날 박 전 대통령이 남긴 담화를 인용하며 박 전 대통령의 누명이 벗겨질 때까지 사저 앞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전날과 비교해 인원이 크게 줄었지만 경찰은 참가자들과의 무력 충돌 등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꽃다발에 오물까지…정신없는 사저 앞
박 전 대통령 사저 앞은 이른 아침부터 크고 작은 소동들이 이어졌다. 13일 오전 11시를 전후해 박 전 대통령 앞으로 보낸 사람을 알 수 없는 장미꽃 100송이가 배달됐다. 꽃다발에는 “사랑합니다. 수고하셨습니다”는 문구가 담긴 리본이 둘러져 있었다.
꽃다발은 사저 입구 정문까지 배달됐다가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독극물이 들어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막아선 탓에 들어가지 못하다 늦게서야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이날 오전 100송이 장미 외에도 두 개의 꽃다발이 추가로 배달됐다.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조 의원을 향해 “우리 대통령님을 꼭 구해달라”고 말한 데 이어 조 위원을 취재 중인 기자들에게 “시국을 어지럽힌 세력들은 물러가라”며 고함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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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2시 사저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결사대회’에는 박근혜지킴이결사대를 자처한 40여명의 친박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박종화 대한민국 애국연합 회장은 “국민 과반수의 지지로 선출된 대통령을 탄핵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더 이상 박근혜 전 대통령을 거짓선동과 협박으로 핍박하려는 일단의 세력을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평일 오후에 열린 친박단체의 집회에 인근 주민들은 불편함을 호소했다. 사저 바로 옆 아파트에 사는 주민 이모(28)씨는 “막무가내로 남의 집 앞에 와서 군가를 틀어서 고통스럽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계속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근처에 자리한 초등학교 학생의 귀갓길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학부모 이모(36·여)씨는 “오후 2시부터 전 학년의 하교가 시작하는 데 혹시나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까 걱정이다”며 “당분간 아이들 하굣길에 마중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전날 1100여명에 이어 이날 사저 입구 주변에 방범 순찰대 1개 중대와 경찰 3개 중대 등 총 320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혹시 모를 돌발 상황에 따라 병력을 골고루 배치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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