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열논란·반독점`…악재속 1년 맞은 몰렌코프 퀄컴 CEO

삼성전자 자체 칩 적용에 퀄컴 실적 하향 조정
중국·미국·EU 등 반독점 행위 조사
  • 등록 2015-03-09 오후 6:21:36

    수정 2015-03-09 오후 6:21:36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CEO
[이데일리 이유미 기자] 세계 최대 모바일칩 제조사 퀄컴을 이끌고 있는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하지만 몰렌코프 CEO와 퀄컴에게 이 1년은 악몽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 둔화와 자사 모바일칩 발열 논란, 그에 따른 삼성전자(005930) 등 주요 고객의 이탈, 중국에서의 천문학적 반독점 벌금 등으로 그의 취임 이후 퀄컴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이전 3년간 두 배나 늘어났던 퀄컴의 매출은 지난 회계연도에 전년대비 3% 성장하는데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스마트폰 시장이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 들었고 모바일 칩 시장도 매우 경쟁적으로 변한 탓이다. 더구나 퀄컴의 가장 큰 고객이던 삼성전자가 모바일 칩인 `스냅드래곤 810` 모델의 발열 문제를 거론하며 최신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S6’에 퀄컴 칩 대신 자체 개발한 칩을 탑재했다.

이로써 퀄컴은 스마트폰 모바일 칩에서 선두 위치에서 물러나게 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는 2위로 19.9%를 차지하고 있다. 20.4%로 1위를 차지하는 애플은 자체 개발 모바일 칩을 사용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퀄컴 칩을 채택하지 않은 주요 원인인 퀄컴의 `스냅드래곤 810`의 발열 논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퀄컴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가능성도 있다.

퀄컴 분기별 매출 성장률 추이


이같은 악재들 때문인지 지난 12개월간 퀄컴 주가는 7% 가량 하락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10% 가량 상승했고 반도체관련주들의 벤치마크인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24%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크나큰 부진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몰렌코프 CEO는 지난 1월30일 2015년 1분기(2014년 10~12월) 실적 발표 과정에서 올 연간 실적 전망치도 하향조정했다. 올해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을 종전 주당 5.05~5.35달러에서 4.75~5.05달러로, 매출액은 268억~288억달러에서 260억~280억달러로 낮춘 것이다.

또한 퀄컴은 지난 2월에는 중국 당국이 진행하고 있는 반독점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9억7500만달러에 이르는 천문학적 합의금을 납부하기로 했다. 막대한 벌금을 물고서라도 납부를 거부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로부터 로열티를 받아내야할 상황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몰렌코프 CEO는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퀄컴은 수년에 걸쳐 많은 조사를 받아왔다”며 “그들이 퀄컴을 성공한 회사로 여기고 있다는 증거이며 우리는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다”고 낙관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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