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원 돌파한 비트코인 향방은…"내년 2억원 간다?"

비트코인, 올 초 대비 71.26% 상승해 1억 돌파
주요 현물 ETF 순유입액 1억달러 수준 넘어
2억 돌파 전망, "기관 투자 확대 여력 커"
"현물ETF 가격 찾는 과정…시장 과열" 우려도
  • 등록 2024-03-12 오후 5:30:20

    수정 2024-03-12 오후 7:20:00

[이데일리 김가은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내년에는 2억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효과와 반감기 기대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홍콩과 영국 등에서도 ETF 및 상장지수채권(ETN) 승인 가능성이 더해지면서 상승 전망에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 추이(사진=업비트 갈무리)
12일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후 4시46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1억150만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10시57분경에는 1억198만원을 기록, 사상 최고기록을 새로 썼다. 전날 개당 1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은 올 초부터 꾸준히 상승세를 유지해왔다. 지난 1월1일 개당 5883만90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두달 여 만에 70% 넘게 상승한 셈이다. 글로벌 평균 가격은 이날 오후 5시8분 기준 7만1925달러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의 강세 배경으로는 현물 ETF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입과 다음 달 예정된 반감기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현재 비트코인 현물 ETF 순 유입액은 1억달러 수준을 가뿐히 넘는다. 블록체인 분석업체 룩온체인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그레이스케일 GBTC를 포함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1억5500만달러에 해당하는 BTC 2140개가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미국 자산운용사 반에크 비트코인 현물 ETF 순유입액 또한 1억1800만달러(1546억9800만원)를 기록, 사상 처음으로 1억달러를 넘어섰다.

영국과 홍콩 등에서도 현물 ETF 또는 ETN 상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매수세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11일(현지시간) 런던증권거래소는 오는 2분기부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의 ETN 상장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고, 영국 금융감독청도 가상자산 기반 ETN 거래 승인 요청에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TN은 기초자산 수익률을 추종하도록 설계된 파생금융상품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자산운용사가 발행하는 ETF와 달리 증권사가 발행한다.

앞서 홍콩 증권선물위원회와 홍콩통화청도 현물 암호화폐 ETF 신청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힌 만큼 홍콩에서도 조만간 현물 ETF가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 아울러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은 한국에서도 올 하반기쯤 현물 ETF의 제도권 편입 여부가 공론화할 것으로 본다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밝힌 바 있다. 국내 가상자산 1위 거래소인 업비트에서는 비트코인 가격이 글로벌 평균 시세보다 약 6~7% 높게 거래된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음 달 반감기를 맞아 비트코인 공급량이 줄어들면 가치는 더 올라갈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로 주어지는 공급량이 4년마다 절반씩 줄어드는 시기다.

비트코인 강세에 힘입어 이더리움과 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비트코인 외 가상자산) 가격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8시 기준 이더리움은 전일 대비 6.24% 상승한 4067달러에, 리플은 22% 오른 0.72달러에 거래됐다. 시장은 오는 5월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에 이어 이더리움 현물 ETF도 승인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가격이 1억원을 넘어서면서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2억원 전망이 눈에 띈다.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는 “비트코인 가격이 오는 2025년까지 20만달러(약 2억6210만원)로 급등할 것”이란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투자은행 번스타인은 “비트코인이 올해 신고점을 경신하고 2025년에는 최대 15만달러(1억9815만원)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중 한국핀테크학회장은 “과거 비트코인이 거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이제 분명해진 것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라며 “비트코인은 지난 15년간 계속 팽창해왔다. 현재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으며 1억원을 넘어선 만큼 기관이나 일반 투자자들의 ‘포모(FOMO·흐름에서 소외될 것이란 두려움)’ 현상 등의 이유로 밀려들어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꾸준히 이어진다.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 디지털 최고경영자(CEO)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은 신고점에 도달하기 전 5만 달러 중반까지 조정받을 수 있다”며 “현재 랠리는 비트코인 현물 ETF의 가격 발견 과정이다. 현재 기관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비율은 낮지만 개인들은 레버리지 비율이 지나치게 높다. 일부는 많은 돈을 벌겠지만 대다수는 시장에서 씻겨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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