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를 대표하는 투자은행 중 하나인 씨티그룹이 반도체 업황이 앞으로 악화일로를 겪을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처럼 반도체주(株)에 대해 신중한 투자를 당부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크리스 데인리 씨티그룹 애널리스트는 이날 자사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를 통해 “발표되고 있는 개인용 컴퓨터(PC) 관련 데이터와 대만에서의 월간 PC와 스마트폰 판매 수치, 데이터센터와 자동차 판매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반도체주에 관해서는 긍정적인 재료보다는 부정적 재료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9월에 나올 데이터가 더 좋지 않을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반도체주 조정이 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2001년에 있었던 반도체 경기 하강기 때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절반 수준으로 추락했고, 그에 앞서 반도체 침체기였던 닷컴 버블 당시 2000년 3월부터 9월까지 80% 가까이 급락한 바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올 들어 지금까지 27% 정도 하락하고 있다.
이에 데인리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주 가운데 NXP세미컨덕터와 온세미컨덕터를 단기 추천주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단 애널로그 디바이스에 대해서는 기존 업종 내 톱픽을 유지했다.
그는 최근 5년 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던 엔비디아의 성장에 제동이 걸렸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했다. 실제 엔비디아는 예비 분기 실적 보고서에서 “2분기 매출액이 당초 전망에 못 미친 가장 큰 이유는, 거시경제적 역풍으로 인해 고사양 그래픽카드를 비롯한 게임 및 비트코인 채굴 관련 제품을 유통업체들이 덜 사간 탓”이라고 설명하면서 “시장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제품 가격을 조정할 것으로 보여 (실적 부진이) 3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아울러 마이크론의 실적 부진 경고에 대해서도 “마이크론은 반도체업체들 중에서 처음으로 (PC와 스마트폰 이외에) 자동차와 산업분야에서의 수요 둔화까지 경고했다”며 “과거부터 마이크론은 이 분야에서 경기 침체를 예고하는 선행지표 격이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