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문 닫다니…롯데百 부산 광복점에 무슨 일이

부산시, 롯데백 부산광복점 임시사용 승인기간 연장 불허
6월1일부터 영업 불가…市 "승인 조건 롯데타워 지지부진"
직원 3000여명 실업…협력업체까지 수만명 피해 예상
롯데 "우리가 원인 제공…타워 건립 진정성 있게 추진"
  • 등록 2022-05-31 오후 5:12:08

    수정 2022-05-31 오후 8:36:11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부산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이 6월 1일부터 잠정 영업을 중단한다. 해당 시설에 입점한 점포 800여곳이 무기한 문을 닫게 돼 직원 3000여명이 직장을 잃을 위기에 처했다.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사진=연합뉴스)
부산광역시는 31일 롯데백화점 부산 광복점과 아쿠아몰, 엔터테인먼트동 등에 대한 임시사용 승인 기간을 추가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부터 순차적으로 임시사용 승인을 받아 영업했던 이 시설들의 승인 기간이 31일로 만료된다.

부산시는 “롯데쇼핑이 옛 부산시청 터에 랜드마크로 건립하기로 한 롯데타워 사업이 지지부진한데다 업체 추진 의지도 미약해 상업시설만 활용하도록 놓아 둘 수는 없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지난 2009년 문을 열었다. 부산시는 롯데타워를 건립하는 조건으로 광복점 임시사용 승인을 내줬는데, 롯데쇼핑이 매년 임시사용 승인을 신청하고 지자체가 이를 연장해주는 방식으로 13년째 영업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2000년 부산 중구 옛 부산시청 터에 주거시설을 포함한 107층(428m) 규모로 부산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롯데타워를 건립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사업성 확보를 위한 주거시설 문제를 풀지 못하고 2013년 터 파기 공사 이후 건립이 지지부진했고, 2019년 설계를 변경하면서 타워 규모도 지상 56층, 높이 300m로 축소됐다.

하지만 올해 부산시가 ‘롯데는 롯데타워 건립에 관심을 보이지 않은 채 임시사용 승인만 받고 있다’고 밝히면서 미묘한 기류가 포착됐다. 결국 부산시는 임시사용 승인 허가 마감일인 31일 추가 연장을 불허한 것이다.

롯데쇼핑은 근본 원인은 자사에 있다는 입장이다. 롯데 측은 “통상 임시사용 승인 마감 한 달 전쯤 신청하고 2주 전쯤 실제 승인을 받았는데 이번에는 마감일까지 부산시가 승인을 내 주지 않았고, 시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 “하루 빨리 진정성 있는 롯데타워 건립 의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겠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9년 12월 17일 롯데백화점 광복점 개점식에서 신동빈(오른쪽) 롯데그룹 회장(당시 부회장)과 내빈들이 케이크를 자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쪽의 다툼에 결국 이 복합몰에서 일하는 직원 3000여명만 피해를 보게 됐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지난해 기준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 28위(3825억원)로 부산에서는 신세계 센텀시티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에 이어 매출 규모가 세 번째다. 이번 사태에 따라 협력업체 직원들과 백화점 유동인구 유입 효과로 영업해 온 주변 광복동 상권 상인들까지 포함하면 피해자는 수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롯데그룹 측은 “현재 롯데타워 공사를 진행 중이며 부산 민심을 거스르지 않고 타워 건립을 진정성 있게 해 나가겠다”며 “3~4년 후에는 반드시 롯데타워를 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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