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감정과 이념에 치우친 외교 답 아냐"

실용외교위원회 세미나…"외교안보는 실용의 공공재여야"
"실용주의도 이념…현 국제정치 가치 떼놓을 수 없어"
한일 관계, 실용외교 발휘할 좋은 사례…지도자 결단 필요
  • 등록 2021-12-13 오후 5:02:24

    수정 2021-12-13 오후 8:52:23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 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외신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미중 대결이라는 새로운 국제질서가 전개되면서 더이상 감정과 이념에만 치우친 접근은 실리적인 외교 해법이 될 수 없다”며 외교정책의 기치로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이 후보는 13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실용외교 세미나’에서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한 새로운 시대에 대한 위기감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미래와 성장을 여는 기회”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후보는 “미중 경쟁, 신경제·신안보, 기술내셔널리즘 등의 등장을 최대한 활용해 국익과 연결시켜야한다”며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 재개, 악화된 한일관계 등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제도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가지는 외교적 가치와 체제는 굳건히 견지하면서, 스타트업 기업과 같은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외교활동으로 우리의 국익을 확장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위성락 실용외교위원장은 “실용외교는 국제현실과 현상에 기초해 국익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외교안보는 실용의 공공재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은 여야, 진보·보수의 의견을 수렴해 지속가능한 통일방안을 만들었다”며 “김대중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잘 활용해 동맹과 대북 포용을 동시에 가져가는 창의와 용기를 실현했다”고 말했다. 이어 “노무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이라크 파병이라는 면모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지는 발제와 토론에서는 실용외교가 무엇인지와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를 놓고 의견이 오갔다.

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실용주의 역시 하나의 이념이다”라며 “국내 정치에서 중도 확장성이나 이념을 넘어서는 개념으로 쓰일 수 있는데 외교로 그대로 가져오기엔 생각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지금 민주주의 정상회의나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등 국제정치나 외교 정책은 국익과 동시에 가치를 중시하는 흐름이 있다”며 “인권도 이념에 기초한 가치이기 때문에 가치와 이념을 제외하고 국익을 생각하는 건 지금의 국제정치 상황에선 어불성설의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혁 전 주베트남 대사는 한일 관계 개선이야말로 감정과 이념에 치우치지 않고 국익을 위해 실용외교가 발휘될 수 있는 좋은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은 여론의 반대에도 일본 대중문화 개방을 하고 이를 직접 국민에게 설명해 납득시켰다”며 “한일 관계 개선은 당파와 자신의 정치적인 이해를 넘어서 지도자가 용단을 내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정건 경희대학교 교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국익에 대한 정의는 간단하지 않다”며 “만일 선거에서 51대 49로 승리했다면 국익에 대한 정의는 51%에 대한 내용으로 하되 49% 국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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