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동북아 슈퍼그리드, 日 참여는 시간 필요"

백운규 산업부 장관, 8일 도쿄 본사서 면담
"기술·경제적 타당성 있지만 여건조성 안돼
국부펀드·연기금과 협력해 한국 투자 검토
AI분야 중심 한국기업과 협력에 관심 크다"
  • 등록 2018-05-08 오후 2:40:47

    수정 2018-05-08 오후 2:40:47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동북아 슈퍼그리드는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높아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큰 관심을 갖고 있지만 일본은 여건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가진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면담에서 손 회장이 이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백운규(오른쪽 첫번째)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8일 일본 도쿄 소프트뱅크 본사에서 손정의(왼쪽 첫번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면담을 갖고 동북아 수퍼그리드 관련 협력 및 4차 산업혁명, 에너지신산업, 자율주행차 등과 관련해 의견을 나눴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백 장관은 이날 손정의 회장과 재생에너지 협력, 동북아 슈퍼그리드 구축, 4차 산업혁명 대응 등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백 장관이 면담에서 손 회장에게 국가 간 전력망을 연계하는 ‘동북아 슈퍼그리드’에 대한 소프트뱅크의 입장을 묻자, 손 회장은 “기술적·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러시아·몽골·중국 등도 큰 관심을 갖고 있으나 일본의 경우 여건 조성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동북아 슈퍼그리드’란 동북아시아 역내 국가간 전력망을 연계하는 사업으로 청정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러시아, 몽골에서 전기를 생산해 한국, 중국, 일본으로 공급하는 국제 전력망을 구축하는 메가 프로젝트이다. 역내 국가간 전력 동맹을 통해 에너지 이용의 신패러다임을 제시하고 경제·안보 동맹 효과까지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손 회장은 “지난 8년간 재생에너지 공급비용이 1/10 수준으로 급격히 낮아졌고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특히 에너지 저장장치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다.

백 장관 역시 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장치의 비용·불안정성 문제가 IoT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빠른 속도로 해결될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아울러 백 장관은 손 회장에게 반도체·자율차 등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한국의 강점을 소개하고 소프트뱅크의 투자확대를 요청했다.

이에 손 회장은 “지난해 유니콘 기업 등에 투자하는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를 1000억 달러 규모로 출범시킨 바 있는데 그 결과가 매우 성공적”이라며 “향후 한국 투자를 위해 한국의 국부펀드, 연기금 등과의 협력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어 IoT, AI, 스마트 로봇 등 소프트뱅크가 집중하고 있는 3대 투자분야를 설명하며 특히 AI 분야를 중심으로 유망한 한국기업과의 협력에 관심이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백 장관은 손 회장과의 면담 후 도쿄 가조엔 호텔에서 개최된 ‘한·일 원전 안전·해체 포럼’에 참석했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8일 일본 도쿄 가조엔 호텔에서 개최된 ‘한·일 원전 안전·해체 포럼’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이 행사는 한·일 원자력 산업회의가 공동 주최한 것으로 원전 안전 및 비상대응, 원전 해체 등 양국 간의 현안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일 양국 원전 산업계 관계자 등 약 200명이 참가한 가운데 양국은 주제발표를 통해 원전 안전 개선방안 및 해체 추진현황, 일본 후쿠시마 사고 이후 규제 강화 및 원전 재가동 현황 등을 논의했다.

백 장관은 축사를 통해 “한·일 양국이 원전의 안전성 강화, 방폐물 관리, 해체 등 공통된 현안에 직면해 있는 만큼, 민·관합동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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