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112조원 깔고 앉은 버핏의 고민.."투자할 곳이 없다"

  • 등록 2017-08-08 오후 3:14:59

    수정 2017-08-08 오후 4:34:58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사진=오마하월드헤럴드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6·사진)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보유한 현금이 사상 최대 규모인 1000억달러(약 112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가운데 버핏 회장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7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올해 2분기 말 현재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997억달러라고 밝혔다.

이로써 버크셔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2분기 이후 계속 증가했다. 이는 2014년 1분기에 비하면 2배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버핏은 버크셔가 세운 새 이정표를 반가워하지 않을 것으로 외신은 보고 있다. 현금 자산이 늘었다는 것은 큰 베팅을 할 투자처가 보이지 않아서인데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을 꺼리는 버크셔에게 압박이 들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데이비드 롤프 웨지우드파트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 돈을 쓰면 좋겠지만 버핏이 보유하려는 기업 목록은 매우, 매우 적다”고 말했다.

버핏도 지난 5월 연례 주주총회에서 “저금리여서 이자가 거의 붙지 않는 상황에 현금을 장기 보유해서는 안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올초까지 애플 주식을 대거 사들였고 지난 6월에는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미국 부동산투자신탁(REITs)회사 스토어캐피탈과 캐나다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업체인 홈캐피탈에 투자를 했다.

짐 섀너한 에드워드존스 애널리스트는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연일 갈아치우며 괜찮은 투자처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버크셔의 현금 자산이 증가한 것은 적절한 기회를 기다리려는 버핏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버핏이 몇 년 안에 정말 흥미로운 투자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빌 스미스 스미드캐피탈매니지먼트 대표는 증시가 조정을 받거나 약세장에 진입하면 버핏의 투자가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했다. 버핏은 과거에도 기업이나 경제가 어려울 때 유리한 조건으로 투자에 나섰다.

한편 버크셔의 올 2분기 실적은 주력 사업인 보험 부문에서 손실이 커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버크셔의 2분기 순이익은 42억6000만달러(약 4조8000억원)를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15% 줄었다.

버크셔해서웨이 연초대비 주가 추이. 사진=야후파이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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