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쪽이든 금호산업을 차지하고 난 후에는 그동안 주춤했던 건설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아 건설업계에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28일 금호산업 채권단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의 본입찰에 호반건설이 이날 단독으로 참여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명분의 금호산업냐, 자금력의 호반건설이냐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에 대한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고 그룹 재건을 위해 인수 의지가 강하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반면 자금력이 약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
둘 중 어느 쪽에서 금호산업을 갖게 되던 업계에 미칠 파장을 적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워크아웃 돌입 이후 최근에는 20위권까지 순위가 내려갔지만 그동안 자제했던 주택사업을 본격화하고 수주 제한 등으로 묶여 있던 것까지 풀리게 되면 2~3년 내에 과거의 명성을 회복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호반건설이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에는 파급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15위를 기록했던 호반건설과 20위 금호산업을 합치면 단숨에 10위권 내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사업을 주로 하는 호반건설이 토목공사 능력까지 겸비한 금호산업을 인수할 경우 날개를 단 격이 될 것”이라며 “대형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채 경쟁하는 그림이 그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수 금액 얼마?
하지만 인수 막바지에 이르면서 과열 경쟁에 대한 우려와 ‘승자의 저주’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면서 채권단의 기대와 달리 인수 금액이 다소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호남에 기반을 두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호반건설이 과열 경쟁을 벌이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성명을 수차례 발표했고 윤장현 광주시장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게다가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이 지난 3월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한 터라 김 회장으로서는 지역의 목소리에 더욱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호반건설이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7000억~8000억원 사이의 금액을 배팅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호반건설은 입찰제안세 제출 직전인 28일 오전 이사회를 열어 최종 입찰 여부와 입찰가 조정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가 책정을 놓고 고심이 깊었다는 방증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적정한 가격을 책정해 입찰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 채권단과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이 본입찰에서 제안한 매각 가격과 조건을 따져 본 후 2~3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결정할 방침이어서 금호산업의 새주인은 주말께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