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폭·기간 늘렸는데도"…中광군제, 식어가는 소비열기

전자상거래 업계 상시할인에…과거 열기 더는 못느껴
알리바바, 할인기간 늘리고 할인권 5.8조원 뿌렸지만
할인만 챙기고 반품…매출 성장률 한자릿수 그칠듯
"1위안도 아끼려는 의지, 올해는 작년보다 더 와닿아"
  • 등록 2024-11-11 오후 4:43:57

    수정 2024-11-11 오후 7:00:58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불리는 ‘광군제’(光棍節·독신자의 날·11월 11일)에서 올해는 과거와 같은 열기를 느낄 수 없다고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11일 보도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꾹 닫고 있는 탓이다. 사실상 연중 할인이 지속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진=AFP)


광군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2009년부터 시작한 대규모 할인행사다. 싱글을 의미하는 숫자 1이 네 번 반복돼 독신자의 날을 뜻하는 광군제로 명명됐다. 경쟁사인 징둥닷컴의 창립일(6월 19일)을 기념해 진행되는 ‘618’과 함께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 축제로 꼽힌다.

광군제는 2022년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강력한 봉쇄조치가 취해진 이후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후 봉쇄조치가 풀렸지만 소비 심리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이에 알리바바는 올해 할인 행사 기간을 늘렸다. 그동안엔 매년 10월 20일부터 11월 11일까지 약 3주 간 개최했으나, 올해는 10월 14일부터 일주일 가량 앞당겨 할인을 개시했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또 300억위안(약 5조 8100억원) 규모의 할인권을 뿌려 할인폭도 키웠다. 이는 알리바바가 소비를 되살리기 위해 그만큼 많은 노력을 쏟아붓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에서 개인소비는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한다. 하지만 올해 1~9월 사회소비품 소매총액(소매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3.3%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증가율(7.2%)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이다. 경기 악화, 부동산 시장 불황, 젊은이들의 취업난 등이 겹치면서 소비가 둔화했다.

의류 라이브커머스에 종사하는 한 여성은 “올해는 소비 수준이 감소하는 게 확 와닿는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느낌을 받긴 했지만, 올해는 본격적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 1위안이라도 싸게 사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면서 “판매량은 그럭저럭이긴 한데, 반품이 너무 많다”고 토로했다.

중국에서 라이브커머스 제품은 사이즈 등에 대한 화면상 착시효과를 이유로 반품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일정액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면 추가 할인을 받는 구조인데, 할인을 받기 위해 우선 대량 구매한 뒤 반품을 하는 소비자가 급증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저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거의 모든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사실상 1년 내내 할인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반품이 늘어나는 이유 중 하나다. 다른 곳에서 더 싸게 파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어서다. 지난 6월 ‘618’ 매출이 사상 처음 뒷걸음질친 것도 상시 할인의 영향이다.

씨티그룹은 행사 기간 동안 알리바바의 총거래액(GMV)이 전년대비 3~6% 늘어난 5650억~5810억위안, 징둥닷컴의 GMV는 4~7% 증가한 4000억~4120억위안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닛케이는 “GMV가 과거엔 매년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는 점, 올해 할인 행사 기간이 1.5배 늘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소비가 고조되고 있다고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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