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형욱 박태진 기자] 정부가 주요 산업 공급망의 탈(脫)중국화를 공식화했다. 중국 진출 기업을 대상으로 수요조사를 진행하고 이들의 국내 복귀는 물론 제3국 이전도 직·간접 지원키로 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제1차 수출전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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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서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서 열린 수출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한국 기업의 글로벌 재배치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첫 수출전략회의다. 산업부는 이 자리에서 아세안(동남아)과 미국, 중국을 3대 주력시장,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정하고 각 지역·분야별 맞춤형 전략으로 수출 확대를 모색기로 했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공급망 분야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겠다고 밝혔다. 미·중 분쟁 속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이 탈중국화하는 가운데, 우리도 이 대열에 동참해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우리 기업이 기존 중국 생산기지를 한국으로 옮기는 걸 지원하는 것은 물론 인도네시아나 태국 등 아세안 지역으로 옮기는 것도 직·간접 지원키로 했다.
정부가 해외진출 기업의 제3국 이전 수요를 조사하고 지원키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트라를 통해 수요조사를 진행 후 관심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1대1 상담이나 세미나를 통한 성공사례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공급망 재편과 함께 범 부처 차원의 수출 지원방안을 추진한다. 올 하반기부터 심화하고 있는 수출 부진 흐름을 정책 지원을 통해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의료기기나 헬스케어 등 중국 소비 트렌드에 맞춘 현지 수출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사우디아라비아의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 ‘네옴시티’나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친환경 투자 프로젝트, 폴란드 민간 원자력발전소 신설 프로젝트 등에 참여하기 위해 공 들인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은 “수출은 오늘날 한국 경제를 만들어낸 국민 일자리의 원천”이라며 “정부도 민간 주도·시장 중심의 성장 기조 아래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수출 증진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