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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는 길이 등산객으로 촘촘하다. 완연한 봄기운과 북악산 탐방로에 대한 기대감 덕이다. 두툼한 등산화를 신고 스틱으로 바닥을 쿡쿡 찌르며 오르는 이부터 운동화를 신은 채 손을 잡은 젊은 연인까지 다양하다. 북악(北岳)은 ‘북쪽의 큰 산’이라는 의지로 언뜻 험해 보이나 길이 잘 정비돼 있어 간편한 운동화로도 오를 만하다. 나무데크에는 미끄럼 방지를 비롯해 발 헛디딤을 막기위한 표시까지 돼 있다. 다만 만세동방으로 내려오는 길은 다소 험해 주의가 필요하다.
민간에 공개되긴 했으나 탐방로를 조금만 벗어나면 군사구역이다. 출발지점인 삼청안내소에서 목걸이 형태를 비표를 받아야 입장이 가능하다. 이후 3m 남짓 철책부터 만난다. 한때 물길을 막아 장병들의 수영장으로 썼다는 삼청쉼터와 사진 촬영을 금하는 안내문까지. 이곳이 한때 민간인은 오를 수 없던 곳임을 알려주는 흔적이 도처에 남았다.
법흥사는 신라 진평왕때 나옹 스님이 창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터만 남은 곳이다. 큰 사각형태로 놓인 초석과 이곳이 ‘법흥사터’임을 알려주는 표지판 외에는 별다른 안내문이 없었다. 현직 대통령을 놓고 논란이 있었던 곳이나 초석에 앉는 등산객을 제지하는 안내원도 없었다.
논란 당시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문화재청이 나서 “해당 초석은 지정 또는 등록 문화재가 아니다”고 해명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문화재청장과 박 수석의 사퇴를 요구했다. 다만 불교계 일각에서도 초석 착석이 문제될 것 없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하는 등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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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2020년 11월1일 1단계에 해당하는 북악산 북측면을 공개한 데 이어 1년 6개월여 만에 여의도공원 4.7배에 해당하는 북악산 면적을 전면 개방했다. 이번에 개방된 탐방로 길이만 5.2㎞에 달하며 서대문구 안산에서 출발해 인왕산-부암동-북악산 북측면-한양도성 성곽-북악산 남측면-삼청동 구간이 단절 없이 이어지게 됐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열린 청와대라는 상징적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이라 자평했다.
정부는 북악산 완전 개방에 맞춰 문화·역사 체험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문화재재단(탐방안내소 운영)은 봄철(4~5월)과 가을철(9~10월)에 주요거점 쉼터에서 퓨전클래식 공연 등 작은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종로구에서는 코로나19가 안정되는 시점에 ‘한양도성 스탬프투어’ ‘북악산 둘레길 탐방 프로그램’과 ‘걷기대회’ 등을 계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