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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글로벌 기후위기로 전세계 재해 보험사들의 손실이 400억달러(약 46조752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만에 가장 큰 손실액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재보험사 스위스리는 “기후변화로 인한 극한 날씨와 재난에 취약한 지역에서 급속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자연재해로 인한 손실을 키웠다”며 올 상반기 글로벌 보험사들의 손실이 약 40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3월 뉴질랜드에서 규모 6.3 지진이 일어나고 17일 뒤 규모 9.0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이후 상반기 손실로는 가장 액수가 크다.
올 초 미국에 몰아친 최악의 겨울 폭풍으로 인한 피해액이 전체의 37%를 넘는다. 미국 본토의 75%가 눈에 뒤덮여 수백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고, 기업들의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어려워졌다. 미 겨울 폭풍으로 보험사들이 입은 손실은 150억달러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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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에도 대규모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독일에서는 지난달 14일부터 이틀간 발생한 홍수로 180명이 사망했다.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에이온은 독일 홍수로 4억5000만유로에서 5억5000만유로의 보험금 청구를 예상하고 있다. 에이온측은 이번 홍수가 지난 1980년 2400여명이 숨진 이탈리아 이르피니아 대지진 이후 가장 피해가 큰 자연재해로 보고 있다.
이탈리아 재보험사 제너럴리의 필립 도넷 최고경영자(CEO)는 지난주 FT에 “자연재해의 강도와 빈도는 우리가 절대적인 비상사태에 직면해 있음을 보여준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구촌에 잇따르는 이상기후 현상은 인간 활동 탓이라는 진단이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지난 9일(현지시간) 발표한 6차 보고서에서 “인간의 영향으로 대기와 해양, 육지가 온난화한 것은 자명하다”고 못박았다. 전문가들은 인간이 초래한 이같은 기후변화가 폭염이나 폭우, 가뭄 등 극단적인 기상현상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