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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현악을 하기 위해선 먼저 실내악에 대한 연습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전통음악은 실내악의 단계를 건너뛰고 관현악을 바로 시도했다. 자연음향 공연장인 국립국악원 우면당이 전통음악의 실내악을 보다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 음악계의 ‘조용한 혁명’이라 생각한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국립국악원 우면당이 국악기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2월 다시 문을 연다. 지난해 9월 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우면당은 그동안 자연음향 포럼과 사전 공연 등으로 재개관을 준비해왔다.
그동안 국악 공연은 음의 잔향이 짧은 국악기 특성상 마이크와 스피커 등을 이용해 전자 음향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국악기가 지닌 섬세한 음의 변화와 떨림을 표현하기에 전자 음향은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조상들이 국악을 실내에서 자연음 그대로 즐겼다는 점에서 전통 유지를 위해 자연음향 공연장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우면당은 국악관현악 연주가 가능한 규모의 자연음향 공연장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무대 뒤편과 천장 등 곳곳에 반사판을 설치해 음량을 키우로 울림을 더했다. 무대 아래에 마련한 10개의 공명통도 국악기의 울림을 증폭시킨다. 이전보다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한 소리로 국악을 즐길 수 있다.
우면당 재개관을 기념하는 공연 ‘우면당, 새 길을 걷다’도 15일부터 25일까지 연다. 15일부터 18일까지는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민속악단·무용단·창작악단이 각 연주단별 고유 레퍼토리를 올린다. 21일부터 25일까지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KBS국악관현악단, 명창 이동규·안숙선·김광숙, 명인 정재국·이재화·원장현 등이 출연해 다양한 국악 장르의 무대를 꾸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