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기 미세한 떨림 느껴요…국립국악원 우면당 재개관

리모델링 거쳐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새 단장
보다 부드럽고 명료한 소리로 국악 감상
김해숙 원장 "우리 음악계의 '조용한 혁명' 되길"
  • 등록 2017-02-07 오후 3:19:36

    수정 2017-02-07 오후 3:19:36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 우면당 재개관 기념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관현악 산조합주’를 연주하고 있다(사진=국립국악원).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관현악을 하기 위해선 먼저 실내악에 대한 연습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 전통음악은 실내악의 단계를 건너뛰고 관현악을 바로 시도했다. 자연음향 공연장인 국립국악원 우면당이 전통음악의 실내악을 보다 탄탄하게 만드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우리 음악계의 ‘조용한 혁명’이라 생각한다.” (김해숙 국립국악원장)

국립국악원 우면당이 국악기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2월 다시 문을 연다. 지난해 9월 말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우면당은 그동안 자연음향 포럼과 사전 공연 등으로 재개관을 준비해왔다.

7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연 재개관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김해숙 국립국악원장은 “우면당의 리모델링은 일종의 콘서트홀 개념의 자연음향 공연장으로 기획했다.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과 달리 실내악과 관현악에 초점을 맞췄다”며 “걱정도 많았지만 완성된 지금 만족할 소리를 들려줘 성공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국악 공연은 음의 잔향이 짧은 국악기 특성상 마이크와 스피커 등을 이용해 전자 음향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국악기가 지닌 섬세한 음의 변화와 떨림을 표현하기에 전자 음향은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을 받았다. 또한 조상들이 국악을 실내에서 자연음 그대로 즐겼다는 점에서 전통 유지를 위해 자연음향 공연장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이번 리모델링에서 우면당은 국악관현악 연주가 가능한 규모의 자연음향 공연장을 구현하는데 초점을 뒀다. 무대 뒤편과 천장 등 곳곳에 반사판을 설치해 음량을 키우로 울림을 더했다. 무대 아래에 마련한 10개의 공명통도 국악기의 울림을 증폭시킨다. 이전보다 부드러우면서도 명료한 소리로 국악을 즐길 수 있다.

국립국악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2017년 주요 공연과 사업도 공개했됐다. 상반기에는 ‘산대희’(3월), ‘세종조회례연’(5월) 등 국악의 전통에 초점을 맞춘 공연을 올린다. 하반기에는 국악 대중화와 세계화에 방점을 둔다. 외국인 관광객 대상의 대표 국악 관광 공연을 개발해 9월과 10월 선보인다. ‘여름 밤 국악축제’(6월~9월), 할로윈 축제에 전통을 접목시킨 ‘국악으로 날밤새기 축제’(10월) 등도 준비 중이다. ‘한·중 실크로드 음악 유물전’(6~8월), ‘국립국악원 서초 30년 특별전’(9월~12월) 등의 전시도 연다.

우면당 재개관을 기념하는 공연 ‘우면당, 새 길을 걷다’도 15일부터 25일까지 연다. 15일부터 18일까지는 국립국악원 소속 정악단·민속악단·무용단·창작악단이 각 연주단별 고유 레퍼토리를 올린다. 21일부터 25일까지는 서울시국악관현악단·KBS국악관현악단, 명창 이동규·안숙선·김광숙, 명인 정재국·이재화·원장현 등이 출연해 다양한 국악 장르의 무대를 꾸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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