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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인도 정부는 바스마티(길쭉하게 생긴 쌀) 품종을 제외한 모든 품종의 쌀에 대해 수출을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식인 쌀 가격이 오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어서다. 인도 식품부에 따르면 델리의 쌀 소매 가격은 올해 약 15% 급등했고, 전국 평균 가격도 8% 가량 상승했다. 인도 경제지 이코노믹 타임스는 “주요 쌀 재배 지역의 강우량이 고르게 분포되지 않아 지난 10일 동안 최대 20%까지 급등했다”고 전했다.
인도에선 쌀 외에도 토마토 가격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일 뉴델리의 토마토 소매 가격은 1kg당 120루피로 올해 초 22루피와 비교해 6배 가량 폭등했다. 아울러 이는 1리터당 약 96루피인 휘발유보다 비싼 가격이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는 인도 북·동부 지역에서 토마토 사용을 중단하기도 했다.
인도는 지난해 5600만톤의 쌀을 수출했다. 이는 전 세계 쌀 수출의 40%에 달하는 규모다. 수출 금지 조처가 현실화하면 인도 쌀 수출의 80%가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즉 국제 쌀 가격이 다시 한 번 들썩일 수 있다는 얘기다. 인도는 베냉, 중국, 세네갈, 코트디부아르, 토고 등 100여개국에 쌀을 수출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수출 금지가 인도 내 쌀 가격은 낮출 수 있겠지만, 국제 쌀 가격은 더욱 높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쌀수출협회(REA)의 크리슈나 라오 회장은 로이터통신에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저렴하게 쌀을 공급하지만 정부의 새로운 최저가격 보상제 때문에 인도 내 쌀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에 다른 (국가) 공급업체들도 가격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한편 쌀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곡물들의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밀과 옥수수 가격이 급등하자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쌀 가격이 함께 뛰었다. 당시 인도는 백미와 현미 선적에 20% 관세를 부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