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정주영이 현대건설 살렸다

  • 등록 2017-09-28 오후 3:11:19

    수정 2017-09-28 오후 4:18:45

(사진=현대건설)
[이데일리 e뉴스 최성근 기자] 현대건설이 예상을 뒤집고 반포주공1단지(1,2,4주구) 시공권을 따내면서 이 회사가 전면에 내세운 ‘정주영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7일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임시총회에서 전체 2193표 중 1295표를 얻으면서 886표를 받은 GS건설을 제치고 공동사업시행자로 최종 선정됐다. 당초 반포주공1단지 시공사업자로 GS건설이 유력했다. 반포 지역에서 반포자이, 신반포자이, 신반포센트럴자이 등 ‘자이’ 브랜드로 승승장구해왔기 때문이다. 사실 현대건설의 ‘디에이치’(The H)보다 ‘자이’ 브랜드의 소비자 인지도가 월등히 높다.

하지만 이변이 일어났다.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The H)를 앞세운 현대건설이 여유 있게 제친 것이다.

전략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건설은 반포주공1단지 조합원들의 평균연령이 70세가 넘는 고령인 점을 겨냥 ‘정주영 마케팅’을 전면에 내세웠다. 故(고) 정주영 현대건설 창업주를 홍보 영상에 등장시켜 고령의 조합원들에게 어필했다.

정수현 현대건설 대표는 이날 총회에서 “현대건설의 창업자 고 정주영 명예회장이 ‘사업을 하면서 신용을 잃으면 그걸로 끝이야’라고 했다. 이 말처럼 저희는 신뢰를 잃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탄탄한 재무구조도 조합원들의 마음을 파고들었다. 반포주공1단지는 10조원 규모의 매머드급 재건축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국내 건설사 중 시가총액 1위이며 낮은 부채비율로 안정적인 사업 운영 능력을 갖췄다는 점을 적극 홍보했다.

정 사장은 “현대건설 70년의 경험과 기술력, 축적된 노하우를 집약해 ‘100년 주거 명작’을 선보이며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이끄는 본보기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반포주공1단지는 재건축이 끝나면 지하 4층, 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59~212㎡)에 이르는 매머드급 단지로 재탄생한다. 현대건설과 조합은 내년에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사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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