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정KPMG는 실사보고서를 작성할 당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연 110억~120억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가 들어올 것으로 가정하고 미래 영업실적을 추정했다. 대우조선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0억2000만달러 규모의 신규 수주 실적을 보인 것에 비하면 결과적으로는 과도한 추정이었다. 실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대우조선 유동성 지원방안이 나오기 전인 작년 10월 국제유가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2016년 브렌트유 가격을 기존 배럴당 57달러에서 53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52달러에서 48달러로 하향 조정하고 기존 2017년 전망치에서는 5~7달러 정도씩 추정치를 하향 조정했다. 대규모 재고와 과잉 공급으로 인해 저유가가 더 오래 유지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유가는 조선업계 수주 환경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변수다. 조선사는 크게 상선과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으로 매출이 구성되는데 특히 원유 시추 설비 등을 제작하는 해양플랜트는 국제 유가 변동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다. 유가가 낮게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면 발주처는 원유를 생산해도 수지가 맞지 않아 조선사에 해양플랜트 발주를 미루거나 기존의 해양플랜트 설비마저 하자나 설계변경 등을 이유로 인도일을 늦추려는 유인이 작용한다. 유가가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내려오는 상황이 길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매년 110억~120억달러의 신규 수주 전망은 다소 과도하다고 볼 수 있다.
당시 자본시장의 조선업 전망은 대체로 부정적이었지만 수익성 회복 시점이나 현금흐름 예상치 등에서는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이 혼재된 모습을 보였다. 대우조선 실사가 한창 진행되던 작년 8월 한국기업평가가 내놓은 ‘위기의 조선산업 수익성 회복시점은?’ 보고서를 보면 국내 조선사들은 2016년까지는 수익성 회복이 쉽지 않겠지만 그 이후부터는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가능하리라고 전망했다. 2016년까지는 공정 과부하가 지속되고 프로젝트들의 원가율 추가 상승 가능성 등으로 저수익 기조가 이어지겠지만 대규모 손실을 초래한 공사들이 2016년까지 대부분 인도되고 원가율도 안정화하면 점차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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