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서울의 20개 사립초등학교의 영어교육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30일 밝혔다.
실제로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20곳은 전체 1~2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업을 편성해 의무적으로 수업을 듣도록 하고 있었다. 우촌초가 주당 15시간으로 가장 많은 시간을 편성했으며 매원초(12시간), 한신초(10시간)가 그 뒤를 이었다. 상명초와 청원초도 9시간 이상을 영어수업으로 편성했다.
이어 경북초·동산초·상명사대부초·세종초·영훈초·운현초·은혜초·중대부초·서울삼육초·홍대부초·태강삼육초 등 11곳도 일주일에 5시간 이상 의무적으로 영어수업을 듣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학교가 1~2학년에 영어수업을 편성하고 있는 이유는 선행학습금지법 시행령 때문이다. 시행령은 방과후학교에 한 해서만 한시적(2018년 2월까지)으로 영어수업을 허용하고 있는데 이들 학교는 이점을 악용한 것이다. 방과후학교는 사교육비 경감과 교육격차 완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된 것으로 정규수업이 끝난 뒤 희망자에 한 해서만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들 20개 초등학교는 방과후 영어수업을 학년 전체가 참여하는 정규 교육과정으로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김진희 사교육걱정 연구원은 “사립초등학교 대부분이 가 방과후학교 영어수업을 의무화해 정규교육과정과 같은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며 “3학년부터 배워야 할 영어수업을 1-2학년에서 정규수업처럼 운영하는 행태는 선행학습 금지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들 학교는 학부모 설명회 등을 통해 초등 1~2학년부터 영어교육을 진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성동초는 홍보 브로셔를 통해 ‘주당 4~5시간씩 영어수업 운영’을, 은혜초는 ‘전교생 대상 수준별 영어교육’을, 동광초는 ‘전교생 참여 영어반’을 홍보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사립초등학교들이 1~2학년에 영어 수업을 사실상 정규과정으로 운영하고 영어 관련 교내 대회를 실시하는 등 선행학습 금지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교육부는 전국 사립초등학교에 대해 선행학습 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제재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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