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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이달 초 경기도로부터 ‘K-컬처밸리’ 사업의 계약 해제를 통보받았다. ‘K-컬처밸리’ 조성 사업에는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 일대 경기도 소유 부지에 CJ라이브시티가 총사업비 2조원 가량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K팝 공연장(아레나)과 스튜디오·테마파크·숙박시설·관광단지 등을 조성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경기도는 공공 주도의 공영개발 방식 추진을 발표해 사실상 사업이 전면 무산됐다.
이에 따라 모회사인 CJ ENM의 신용도에 미칠 영향에 관심 쏠리고 있다. CJ ENM은 CJ라이브시티 지분 90%를 보유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신용평가와 NICE(나이스)신용평가는 CJ ENM의 신용등급을 ‘AA-(안정적)’로 평가하고 있다.
CJ라이브시티는 설립 이후 매년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CJ ENM의 골칫거리 중 하나였다. 지난 2015년 최초 사업계획 수립 이후 6년 만인 지난 2021년 10월 착공에 들어갔으나, 지난해 4월 공사 전면 중단을 선언했다. 원자재 가격, 인건비 상승 등으로 공사비용이 올라간 데다 한국전력공사가 전력 공급 불가를 통보하는 등 대외 환경이 나빠지면서다.
“CJ ENM, CJ라이브시티 차입금 대응 문제없어”
신용평가사들은 CJ ENM의 신용등급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CJ라이브시티의 차입금에 대한 대응에 큰 무리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또 장기적으로는 CJ라이브시티와 관련한 리스크가 해소된다는 점에서 투자 부담이 줄어 신용도에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CJ라이브시티의 차입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기업어음(CP) 3000억원 △단기사채 900억원 △CJ ENM으로부터의 차입금 900억원 △토지 유동화 차입금 1400억원 △영구채 600억원 등 총 6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중 CP와 단기사채는 CJ ENM이 보증을 섰으며, 영구채의 경우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했다.
토지 유동화 차입금의 경우 토지를 경기도에 반환해 회수하는 대금을 통해 상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용지대금에 대한 반환채권을 대주에게 양도하는 양도담보설정계약이 체결돼 있기 때문이다.
NICE신평은 “CJ ENM이 CJ라이브시티 차입금 만기일에 순차적으로 차입금을 상환하면 되므로 단기적으로 유동성 이슈는 제한적”이라며 “CJ라이브시티의 만기 도래 차입금 규모는 2024년 1000억원, 2025년 2000억원, 2026년 이후 1823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추가적인 자금 소요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지난 몇 년간 공사 비용이 급격하게 올라 향후 투자 규모가 중요한 모니터링 포인트였다”며 “사업 중단으로 외부 차입 부담이 줄었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