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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손모(69)씨가 차량 뒷좌석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40명이 화상 등 부상을 입었다. 인근 상가와 주차된 차량들은 거리로 흘러나온 온수로 침수 피해를 입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고양시를 비롯한 경기도 전역에 올 겨울 들어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되는 등 강추위가 찾아온 탓에 백석동과 마두동 3개 아파트 단지 2천861가구 주민들은 열 공급이 재개되기 전까지 약 11시간 동안 추위에 떨어야만 했다.
28년된 노후배관 압력 못이겨 파열
5일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이하 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 41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장백로 노상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 수송관이 파열돼 80도 이상 뜨거운 물이 인근 도로와 아파트 단지 안으로 쏟아져 나왔다.
지역난방공사는 사고 발생 1시간이 지난 9시 50분께부터 복구작업에 들어가 5일 오전 7시 55분께 열공급을 재개했다.
경찰은 현장감식 결과 노후 관로가 내부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파열된 것으로 잠정 결론냈다. 경찰은 한국지역난방공사와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조사해 과실이 드러날 경우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 과정에서 외부에서 촉발된 압력이나 파손 정황은 드러나지 않았으며 여러 관계자들이 배관 노후에 관해 진술했다”며 “필요하다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를 통해 과실이 있는 관계자는 업무상 과실치사 등 혐의로 형사 입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사고가 난 열 수송관은 1991년 택지개발사업 당시 매설 됐으며 해당 온수관의 내구연한은 50년이다. 파열된 열 수송관은 지하 2.5m 깊이에 매설된 두께 85㎝의 배관으로 파열된 부분의 크기는 40㎝가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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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당시 이곳을 지나던 손모씨가 운전하던 카니발 차량이 열 수송관 파열 당시 강한 압력으로 분출된 수증기가 밀어낸 지반 파편에 맞아 크게 파손됐고 손씨는 차량 내부에 고립된 채 사망했다. 또 이모(48)씨와 손모(39)씨가 쏟아져 나온 온수와 수증기에 손과 다리 등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가 난 곳과 20m 떨어진 곳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고 있는 박순호(58·여)씨는 “땅속에서 수증기가 펄펄 나는 물이 솟구쳐 올라 인도를 덮쳤다”며 “물이 순식간에 성인 종아리 높이까지 차오른 탓에 미처 피하지 못한 행인들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또 장백로 자체가 비교적 평편한 지반인데다 주변 상가 역시 지표면과 거의 맞닿아 있어 일부 침수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관계자는 “인명피해는 물론 주변 상가와 차량의 침수피해 신고 접수를 받고 있는 중”이라며 “아직 최종적인 피해현황을 파악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하 열 수송관이 여러 갈래로 분산돼 있어 우회 공급이 가능해 한곳의 배관이 파손됐어도 열공급에 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선 임시복구작업을 완료해 열공급을 정상화 했으며 완전복구까지는 약 4일정도가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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