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스티브 잡스' 홈즈, 희대의 사기꾼으로 추락

  • 등록 2018-03-15 오후 3:23:05

    수정 2018-03-15 오후 4:05:05

사진=엘리자베스 홈즈 트위터


[이데일리 차예지 기자] 한때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미모의 벤처 기업인이 희대의 사기꾼이 됐다. 14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바이오 벤처 기업 테라노스의 주가 조작 혐의를 조사하던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날 테라노스와 창업주 엘리자베스 홈즈(34)를 상대로 10년간 업계에서 퇴출하는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홈즈도 이 처분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홈즈는 가지고 있던 테라노스 의결권을 모두 박탈당하고, 10년간 어떤 상장사에서도 관리자가 되지 못한다. 또 벌금 50만달러(약 5억3000만원)를 내야 한다. 또 사기를 통해 얻은 1890만주의 회사 주식을 반환하고 회사의 B주 보통주를 A주 보통주로 전환해 회사의 지배권을 해소하는 데에도 동의했다.

SEC는 2016년부터 테라노스를 상대로 조사를 벌여왔다. SEC는 홈즈가 허위 기술로 투자자들을 속여 7억달러(약 7500억 원) 이상을 끌어모은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거짓되고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테라노스는 2014년 미국 국방부와 계약으로 1억달러 규모의 매출을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10만달러에 그쳤다. 스티븐 페이킨 SEC 조사집행국장은 “투자자들은 회사와 경영진으로부터 진실된 정보를 받을 자격이 있다”며 “이번 사례는 비상장 기업이나 스타트업 혹은 언론에 자주 노출되는 기업이라고 해서 연방증권법 적용의 예외가 될 수 없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홈즈는 2003년 테라노스를 세웠다. 당시 나이가 19세였다. 스탠퍼드대 화학과를 자퇴한 그는 혈액 몇 방울로 70여가지 질병을 진단할 수 있는 알약 크기의 채혈 용기를 개발했다고 주장해 바이오벤처 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벤처업계 큰손인 팀 드레이퍼 등이 줄줄이 뭉칫돈을 투자했고, 미국 전 국무장관인 조지 슐츠 등을 이사로 영입하기도 했다. 특히 홈스는 거침없는 언변과 목이 올라온 검은 티를 즐겨 입는 모습 때문에 ‘여성 스티브 잡스’로 불리기도 했다.

그러나 2015년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테라노스 기술의 유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하면서 사기 의혹이 증폭됐다. 몇 방울의 혈액에 광대한 검사를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을 개발했다는 회사의 주장이 상당히 과장됐고,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질병은 가장 기초적인 10여종에 불과하다고 월스트리저널은 보도했다.

테라노스 기업 가치는 한때 90억달러(9조6000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의혹이 커지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현재 테라노스는 연구소가 폐쇄됐고, 투자자 소송 등에 직면해 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몸짱 싼타와 함께 ♡~
  • 노천탕 즐기는 '이 녀석'
  • 대왕고래 시추
  • 트랙터 진격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