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고준혁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일반 근로자의 임금 격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인력난이 이어지면서 일반 근로자들의 임금도 올랐지만 경영진의 보수가 더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 미국 뉴욕의 한 상점 창문에 구인 공고가 붙어 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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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기업 정보 조사업체 마이로그IQ의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에 속한 기업 CEO 임금의 중간값은 평사원의 약 186배 이상인 것으로 집계된다.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66배)에 비해 격차가 더 늘었으며, 평사원 임금 중간값 조사가 시작된 지난 2018년 이후 가장 큰 격차이기도 하다.
작년 CEO와 평사원의 임금은 모두 상승했지만, 상승폭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S&P500 기업 CEO의 작년 임금 중간값은 1420만달러(약 170억원)다. 이는 전년 1340만달러(160억원)에서 약 6% 증가한 것이다. CEO의 3분의 1 정도는 최소 25% 임금 인상이 이뤄졌다.
평사원들의 급여 인상률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S&P500 기업 절반 정도는 지난해 평사원의 급여 중간값 인상률이 3.1%로 조사됐다. 기업 중 약 3분의 1은 되레 평사원 급여를 줄였다.
S&P500지수 기업 CEO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은 데이비드 재슬러브 디스커버리 CEO는 지난해 2억4657만달러(약 2998억원)를 받았는데, 이는 평직원 급여 중간값(8만2964달러)의 3000배에 달한다.
한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투자 바람이 불면서 투자자들이 기업의 임금 시스템에 대한 좀 더 많은 정보를 원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4600억달러(약 560조원)을 관리하는 자산운용사 누버거 버먼의 케이틀린 맥셰리 투자관리이사는 투자자들의 임금 격차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것에 비해 기업이 밝히는 정보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