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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바이오일레븐 연구부문 총괄 대표(바이오일레븐 기업부설연구소장·이하 소장)은 2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의학이나 과학이 발달하면서 다양한 형태의 ‘역병’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며 “이러한 역병에 맞서는 힘 ‘면역력’은 부모님한테 물려받은 유전자로 결정되는데 이는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반면 마이크로바이옴은 노력 하에 변화시킬 수 있는 유전자”라고 운을 뗐다. 김 소장이 2009년 나무물산(바이오일레븐 전신)을 창업한 배경이다.
이후 김 소장은 마이크로바이옴 역량을 차곡차곡 쌓았다. 2014년 아시아 최초 대변은행인 ‘골드바이옴’을 설립한 게 대표적이다. 대변은행은 건강한 대변을 기증받은 뒤 그 안에 있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채취해 모아두는 곳이다. 클라우디오 드시모네 교수와 손잡기도 했다. 드시모네 교수는 유익균 4500억마리를 이상적으로 배합해 세계 특허를 받은 감염의학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다. 김 소장은 “드시모네 교수는 SCI 등재 논문만 200편이 넘는다”며 “우리는 드시모네 제품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연구개발에 협업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오일레븐은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이라는 새로운 도전에도 나섰다. 현재 4개의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에 대해 탐색, 전임상을 진행 중이다.
김 소장은 “암은 균이 내 몸에 들어와서 생기는 게 아니라 세포가 바보같이 행동해서 발생하는 것이다. 내 세포이다보니 암 세포를 죽이기 힘들다”며 “암 세포 타깃이 아닌 암 세포를 죽이는 면역세포 활성화 방식의 면역항암제를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면역항암제 효과가 컸던 대변을 분석했더니 대변 구성이 약에 반응하지 않던 환자와 달랐다”며 “이에 과학자들이 쥐 실험을 했고 대변이 약효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라는 점을 발견했다. 면역회사로서 면역항암제 개발에 나선 이유”라고 했다. 일단은 2022년 비임상 종료를 목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바이오일레븐은 마이크로바이옴에 전문성이 있는 ‘테크바이오’ 회사가 되겠다는 포부가 있다. 김 소장은 “우리는 IT기업인 민앤지(214180)가 모회사다. 바이오와 IT 접목이 쉽지 않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며 “현재도 우리는 유산균이 들어갔을 때 체내 면역세포가 어떤 반응을 하는지 측정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고도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어 “맞춤형 관리 시대가 오고 있다”며 “바이오일레븐은 IT 역량을 기반으로 맞춤형으로 면역 관리를 해줄 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