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이후 주요 전통적 안전자산의 효용성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금의 경우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수익률 변동성이 확대됐다. 다만 최근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상승과 달러화 약세 등 요인으로 금 가격 강세가 나타난 바 있으며, 역사적으로 물가 상승 시점서 금의 활용도가 높았던 만큼, 마지막 화폐(Currency of last resort)로서 금의 역할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주택저당증권(MBS) 등 구조화 증권의 안전자산 기능이 대폭 축소됨에 따라 수급불균형이 확대되고 있다”며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중앙은행 보유분을 제외한 안전자산 잔액은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GDP 대비 약 31%로 금융위기 이전 시점인 46%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한편 미국 등 주요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금융위기 이후 발행량 확대에도 하향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으며, 독일 등은 마이너스(-) 금리가 나타나고 있다”면서 “사실상 안전자산 보유에 대한 기회비용 확대로, 액면가치가 잠식되는 상황까지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주요국 중앙은행의 환율절상 방어 압력 확대 △캐리 트레이드 조달 통화로서의 관계성 변화 △주요 안전자산인 금의 가격 변동성 확대 등도 원인으로 꼽힌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미국채는 안전자산 역할을 했지만, 미국채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위기가 오면 달러화에 유동성 문제 등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았다. 또한 미국채는 올해 들어 주식시장이 오를 때 같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 연구위원은 “일부에선 향후 전통적인 주식·채권 포트폴리오 자산배분 전략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기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지역별로 한국은 안전자산보단 위험자산군에 속한다는 점에서, 최근 안전자산의 변화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강조된다.
김 연구위원은 “특히 우리나라는 환율 변동 요인 및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 헤지 기능이란 양 측면에서 안전자산 변화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역내 안전자산 구축 방안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해야 하고,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배분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