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통 택배노조 파업 후폭풍…노조·非노조 간 갈등 점화

비노조 조합원 김슬기 씨, "노조 요구 무리하다" 주장
파업 동안 배송 차질, 막대한 손해 입어…"택배기사 위한 활동 맞나" 지적
CJ대통 택배기사 월평균 수입 400만원 넘어…연 수입 7000만원 이상도 20%↑
파업 참가율 4% 불과…"세과시용으로 전체 이익 대변 안해" 일침
  • 등록 2018-12-03 오후 3:37:25

    수정 2018-12-03 오후 3:37:25

김슬기 CJ대한통운 택배기사가 노조의 총파업에 노골적인 불만을 드러냈다.(사진=윾튜브 채널 갈무리)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CJ대한통운(000120) 택배기사 파업 전후 갈등의 양상이 바뀌었다. 파업 종료 이후 비조합원 소속의 택배기사가 공개적으로 택배기사 노조를 비판하고 나선 것. 노조의 파업으로 배송에 차질이 생기면서 전체 택배기사가 손해를 보게 됐다는 것이다. 또 그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지적하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CJ대한통운과 택배기사 간 갈등이 조합원과 비조합원의 갈등으로 옮겨 붙는 양상이다.

지난 1일 유튜브에는 CJ대한통운 비조합원 택배기사인 김슬기 씨가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윾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영상에서 김 씨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만 노조활동을 한다”면서 “상대적으로 수익이 높고 시간이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CJ대한통운 택배기사 노조의 처우개선 요구에 대해 “8년 동안 여러 택배회사에서 일했지만, CJ보다 좋은 조건은 없었다”며 “이번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들 고급 수입차 타고 끌고 올 정도로 먹고 살만한 사람들”이라며 일갈했다.

김 씨는 노조의 파업에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노조 파업으로 배송이 지연되면서 CJ대한통운의 물량이 경쟁사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그도 파업으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 김 씨는 “우체국으로 배송하던 물량을 따왔는데 파업으로 물류 시스템에 차질이 생기자 해당 사업주가 다시 우체국에 넘겼다”며 울분을 토했다. 그는 “이게 무슨 택배기사를 위한 활동이냐”며 격분하기도 했다.

통상 택배회사는 대형 화물주와 계약을 통해 물량을 확보하고 택배기사들이 소규모 화물주와 계약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식이다. 택배기사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물량도 회사 자체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회사에서도 이를 권장한다. 택배기사는 ‘발송’이라고 부르는 영업활동이 많을수록 개인소득도 올라간다.

지난해 기준 CJ대한통운의 월평균 수익은 560만원이며 제반비용을 제하면 순수익은 420만원가량이다. 연간 7000만원 이상의 고소득 택배기사 비율은 20% 이상이다. 김 씨도 한 달에 400만원 이상 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물류 분류와 관련한 임금 요구에 혀를 찼다. 그는 “식당 사장이 음식 값을 받을 때에는 그 안에 식재료 손질 비용 등도 포함된 것”이라며 “자기가 배달할 상품은 본인이 해야 원활하게 배달을 할 수 있다. 그런 비용까지 달라고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휠소터(Wheel Sorter, 자동화분류장치) 도입 이후 택배기사들의 근무 강도가 낮아졌다고도 김 씨는 주장했다. 이전에는 오전 7시까지 출근해 터미널에서 물류 분류 작업을 시작했지만 지금은 조별로 1~2명의 인원을 배정해 한 시간씩 근무하면 물건을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즉 오전 7시~8시, 오전 8시~9시 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씨는 오전 11시에 출근해 보통 오후 8시에 퇴근했다. 파업 기간에는 배송 물건이 줄어 오후 3~4시에 업무를 마쳤다.

CJ대한통운 비조합원 택배기사가 노조의 파업을 비판하고 나섰다. 택배기사들이 휠소터에서 물건을 분류하고 있는 모습.(사진=CJ대한통운)
김 씨는 “택배 기사는 일반 사무직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다”며 “일한 만큼 받기 때문에 평생직장으로 일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J대한통운 소속 700여명의 택배기사들은 지난 달 21일 파업에 돌입해 29일 자정 종료했다. 파업에 참여한 택배기사는 CJ대한통운 전체 택배기사(1만7000여명)의 약 4%에 불과했다. 96%의 택배기사들은 택배기사 노조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은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택배기사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한 파업이었지만 정작 택배기사들이 파업에 참여하지 않았다”며 “본인들의 세력 과시용으로 파업을 벌인 것인데, 다른 택배기사들이 애꿎은 피해를 보게 되면서 노조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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