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27일 오전 7시 대고객 서비스 시작을 알리며 인터넷은행 시대 제2막이 올랐다. ‘24시간 뱅크 에브리웨어’ 시대를 개막한 케이뱅크에 이어 ‘모바일 퍼스트’를 내걸며 더욱 거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카카오뱅크의 출범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이 이끄는 금융산업의 변화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앱 다운로드 6시간 만에 17만건…고객 몰려 오류 속출하기도
카카오뱅크는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세빛섬에서 오픈 기념 출범식을 통해 서비스 시작을 알렸다. 카카오뱅크의 첫날 반응은 극명하게 둘로 가렸다. ‘편의성 강화·수수료 면제’ 등의 혜택을 앞세워 케이뱅크를 뛰어넘는 초반 돌풍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한편, 일시에 고객이 몰리며 시스템 오류가 속출해 편의성은 커녕 기본적인 거래에도 지나치게 시간이 지연됐다는 불만도 이어졌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서비스 개시 6시간 만에 신규 계좌 6만 5500개를 확보했다. 1분에 180개씩 신규계좌가 늘어난 셈이다. 15시간 동안 1만 5000명의 고객을 유치했던 케이뱅크보다도 고객 유입 속도가 빠르다.
이날 행사장에도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여야 국회의원, 취재진 등 300여명이 훌쩍 넘는 인파가 몰려 카카오뱅크에 대한 업계 안팎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미리 선보인 해외송금서비스와 이모티콘 체크 카드 등으로 출범 전부터 관심을 모은데다, ‘카톡 신화’ 카카오가 만든 모바일뱅킹에 대한 호기심과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예상을 뛰어넘어 빠르게 유입되는 고객 속도에 자본금 확충의 문제도 제기됐다. 앞서 케이뱅크는 급증한 대출 수요에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카카오뱅크 측은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은산분리법이 완화되지 않아도 증자를 할 수 있도록 주주사들과 의견을 모은 상태다. 대출이 중단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
카카오뱅크는 앱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모든 측면에서 ‘극강의 편의성’을 내세운다. 비대면 거래로 지점과 창구 직원을 없앤 데 이어 PC뱅킹도 없앴다. 모바일 퍼스트 전략으로 편의성과 보안성을 모두 챙기겠다는 설명이다. 윤호영 대표는 “PC를 없앤 것은 모바일 완결성을 이루겠다는 일종의 배수진”이라며 “보안성 측면에서도 PC보다 모바일이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와 가장 큰 차이가 두드러지는 영역은 ‘외환’이다.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와 달리 해외송금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시중은행의 10분의 1 수준 수수료와 간편한 서비스로 연간 100억달러 규모의 해외송금 시장에서 승부를 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모바일뱅킹에 익숙한 젊은층을 공략하는 것을 넘어서 중장년·고령 자산가계층까지 고객층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전망이다.
이날 이 대표는 “약 2년간 카카오와 금융권, 전혀 다른 DNA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은행을 준비했다”며 “금융권에선 ‘이건 상식이야’라고 말하는 것에 ICT는 ‘이게 말이 돼?’라고 묻는 등 전혀 다른 생각을 해오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어떤 불편함이 우리를 탄생시켰듯이 오늘 서비스로 고객들이 불편하다, 잘못됐다는 말을 항상 부탁한다”며 “말을 새겨듣고 계속 추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