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일부 주요 시중은행들이 상생금융 지원안을 내놓으면서 카드사들도 긴장하고 있다. 최근 업황이 악화돼 실적이 좋지 않은데 카드 업계까지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확산될까 좌불안석이다. 보험업계는 이미 자동차 보험료를 내리기로 하고 인하 폭을 논의하는 등 상생금융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하나은행과 신한금융이 각각 1000억원, 1050억원 규모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상생금융 패키지를 내놨다. 은행권을 향한 윤석열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나온 직후다.
이런 가운데 카드 업계에선 은행을 중심으로 시작된 ‘상생금융 시즌2’가 카드사들로까지 확산할지 예의주시하면서 긴장하는 눈치다. 실적이 좋지 않아 상생 금융 압박이 덜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일정 규모의 지원안을 내놓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카드사들도 올초 ‘성과급 잔치’ 때문에 대출 금리 인하 압박을 받아 은행에 이어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바 있다. 저소득 고객의 카드론 금리를 할인해주거나, 연체 금액을 감면해주는 방안이 주였다.
여러 상생금융 안 중 하나로 서민 이자 부담 경감 기조에 맞춰 리볼빙 수수료율 인하 등의 방안이 거론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리볼빙 잔액은 작년 사상 처음으로 7조원을 넘은 뒤 계속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리볼빙 이월 잔액은 7조4922억원으로 전월보다 1242억원 증가했다. 리볼빙은 카드 대금의 최소 10%만 먼저 갚고 나머지는 다음 달로 넘겨 갚게 하는 서비스다. 당장 연체를 면하기 위한 용도로 이용자들이 많이 쓴다. 현재 7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은 연 15.30~17.88%다.
올해 들어 카드사들은 고금리에 연체율이 올라가고, 대손충당금을 더 쌓으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현재까지 실적이 발표된 금융지주 계열사 카드사(신한·KB ·하나·우리·NH)와 삼성카드의 3분기 말 기준 연체율 평균은 1.32%로 1년 전보다 0.51%포인트가 뛰었다. NH농협카드를 제외한 5개 카드사의 3분기 합산 순이익은 46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6% 줄었다.